[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핸섬가이즈' 리뷰: 이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치 냉장고에 남은 반찬을 다 때려 넣어 만든 비빔밥처럼 코믹, 공포, 액션, 스릴러 등 온갖 장르를 뒤섞었는데 이게 왜 재미있는 걸까. 이런 '짬뽕물'로 완성도를 높이기란, 보통의 영화에선 힘들다. '핸섬가이즈'는 보통 영화가 아니다.
"우리가 뭐 빠지는 게 있노?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인물도 훤칠한데"
자칭 터프가이 '재필'(이성민)과 섹시가이 '상구'(이희준), 마침내 꿈꾸던 유럽풍 드림하우스에서 새 출발 한다는 생각에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사 첫날부터 동네 경찰 '최 소장'(박지환)과 '남 순경'(이규형)의 특별 감시 대상이 된다. 그저 누가 봐도 범죄자처럼 느껴지는 비주얼 때문이다.
여유롭게 밤낚시를 즐기던 두 사람은 물에 빠진 '미나'(공승연)를 발견한다. 터프가이 '재필'은 근육 하나 없는 상체를 노출하며 물속으로 뛰어든다. 멋지게 그녀를 구해냈지만 오히려 납치범으로 오해받는다.
이후 '재필'과 '상구'가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 예기치 못한 사건이 연속적으로 벌어진다. '미나'를 찾으러 나선 불청객들이 두 사람의 집에 발을 들인 것을 시작으로 지하실에 봉인되어 있던 악령이 깨어나며 대참사가 시작된다.
'핸섬가이즈'는 굳이 장르로 규정짓자면 코미디 영화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기려고 작정했다. '재필'과 '상구' 앞에 펼쳐지는 모든 순간이 말도 안 되고 억지스러운데, 코미디는 억지스럽지 않다. 이는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박지환, 이규형 등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한 배우들의 열연이 빚어낸 결과다.
극 초반 '이 영화 재미있을까?' '유치할지도 모르겠다'라는 걱정이 앞섰다. 어쩌면 지금까지 보지 못한 이성민, 이희준의 모습 때문이었나보다. 그러나 캐릭터를 그대로 입은 듯한 두 사람의 열연과 환상의 티키타카 덕에 금세 '남산의 부장들' '서울의 봄' '살인자 ㅇ난감' 등에서 봤던 모습은 지워진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공승연은 '연기의 신' 이성민과 '변신의 귀재' 이희준 앞에서도 적절하게 밸런스를 유지한다. 튀지 않고 과장되지 않게 극의 핵심 인물로서 역할을 다 해낸다.
박지환은 '범죄도시4'에 이어 '신스틸러'로서 정점을 찍는다. '장이수'를 넘어서는 강렬한 존재감으로 웃음 타율을 높인다. 이규형까지 절제된 코미디로 웃음 버튼을 한 번 더 누른다.
영화는 괜스레 과도한 음향 효과로 오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급기야 악령부터 좀비 비슷한 무언가까지 등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양념'일 뿐이다. 시종 웃기는 이 영화 안에 공포, 액션, 드라마, 멜로 등 온갖 장르를 뿌려 넣었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 비볐다.
'핸섬가이즈'는 좋은 재료와 양념이 들어간, 극장에 어울리는 고급 영화다.
6월 26일 개봉.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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