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강다연 작가] 지난 시간에 ‘로마네스크’를 간략히 살펴보았다. 오늘은 프랑스 화가이자 조각가인 ‘프랑수아 자비에 라란’의 작품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1965년 ‘젊은 화가들을 위한 살롱전’에 출품되었을 당시, 작품 ‘양떼’는 사실적 묘사로 이루어진 24마리의 양들 중 14마리 양의 머리가 없어 파장을 일으켰다. 현대미술 출발 이후의 조각들만 살펴보아도 동물을 소재로 하여 작품을 만든다는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였으며, 부수적인 보조적 역할로서만 사용되어 더욱 센세이션하다고 느껴졌을 것이다.
또 작품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양털 느낌 소재의 재료를 사용하지만, 청동 조각 위에 덧붙여 생소한 느낌을 주기도 하며, 장소적인 공간을 보아도 낯설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장르로 보아도 이 경계를 조각, 설치미술, 디자인적 요소라든가 경계의 모호함 속에서 우리는 프랑수아 자비에 라란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머러스함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코뿔소 술장’은 코뿔소 모양의 술장이나 고릴라 모양의 수납장, 머리 형태의 집 등과 같이 상상력과 시적인 표현의 느낌을 유지하고자 하였으며, 디테일한 묘사력 등으로 다양하게 제작하였다는 점을 알아두도록 하자.
유년 시절부터 그림에 흥미가 있던 라란은 1차 세계대전 이후 고향을 떠나 파리에 정착한다. 아틀리에를 마련하여 조각 작업을 시작하였으며, 루브르 박물관의 이집트 및 아시리아 전시장에서 스태프로 일한 바탕으로 이집트 전통 조각에 영향을 받는다. 그의 작품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금속을 통해 만들어진 동물 조각은 묘사를 넘어 상상력과 실용성의 조화로 제작되었다는 점과 중세 수공 장인의 주조법을 착안하였다는 점에서 가치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을 보며 작가는 장르에 영감을 받을 수 있어도 경계에 영향을 받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르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법인데, 틀 안에서만 작업을 제작한다면 새로운 것은 탄생하기가 어렵기 마련이다. 화가로서 삶을 사는 내게 로망이 있다면, 나의 화풍과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게 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중과 함께 소통하고 공유하고 싶다. 그래서 가끔씩 대중화되지 않은 재료들로 작업을 해보기도 한다. 선례가 없어서 방향성의 옳고 그름을 알 수도 없고 정할 수도 없지만, 이 또한 새로운 출발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선례는 책이나 지도와 같아서 길을 찾아가기 쉽고, 답이 정해져있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책에서 참고하고, 방향성을 잡아갈 수 있어도 모든 사람이 같은 길을 가지 않는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인생을 하나의 예술처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어떨까’하는 것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정답을 만들 수도 있는 것 같다.
여러분에게 종종 언급하는 시도, 도전, 용기만 있다면 무엇이든 분명 길이 생기고 그 길이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다음 이 시간에는 ‘샤를 라피크’를 언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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