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신 깊어지는데…22대 국회는 현재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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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불신 깊어지는데…22대 국회는 현재 전쟁터

한스경제 2024-06-09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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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청 전경 / 김근현 기자
국회 본청 전경 / 김근현 기자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제22대 국회는 지난 5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야당 단독 개원했다.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자 여당은 본회의 불참을 선언했고, 이에 야당만 참석한 '반쪽 개원'이 이뤄진 것이었다. 야권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는데, 야당 단독으로 의장단을 뽑은 것 또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교섭단체 협상으로 원 구성을 시작한 지난 1988년 13대 국회부터 지난 21대 국회까지 원 구성은 평균 43.39일이 소요됐다. 원 구성까지 짧게는 9일(18대 후반기), 길게는 125일(14대 전반기)이 걸렸다.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는 21대 국회는 원 구성까지 47일이 쓰였다.

국회법에 따르면 22대 국회 원 구성 법정 시한은 7일까지였지만, 여야는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삼권분립의 한 축으로 행정부를 감시·견제하는 국가기관이 대놓고 법을 어긴 셈이다.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배분안을 단독 처리할 태세다. 이래저래 국회 마비가 장기화할 공산이 커졌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원 구성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횡포에 강력히 항의하면서 민주당의 상임위 안을 전면 거부한다"며 "민주당이 국회 개원과 원 구성에서부터 여당을 무시하고 숫자의 힘으로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한다면, 국회는 또다시 극한 정쟁의 무대가 될 수밖에 없다. 여야 협치의 국회법 정신을 좇아 만들어 온 관례대로 법사위와 운영위를 제2당인 여당 몫으로 하면 당장이라도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 원 구성과 관련해서 갑론을박이 많은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뜻이고, 기준으로는 헌법과 국회법이다"라면서 "국민의 뜻에 따라서 다수결의 원리로 원 구성을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원 구성에 협조할 뜻이 없음을 선언했다"며 "국회가 파행을 겪고 공전이 거듭되면서 여야가 싸잡아 욕먹게 되는 게 차라리 낫다는 계산인가. 물귀신 작전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 헌정사상 최초로 과반 의석을 위임받은 제1야당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고 비판했다.

특히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열린 '특검 정국'이 민생 실종으로 갈까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의석수를 앞세운 야당과 이를 막으려는 여당의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지며 국회가 또다시 멈춰서고 일정이 지연되는 일이 되풀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9일 기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등록된 법안은 총 222건(여야 공동발의·정부·기타 제외)이었다. 민주당의 대표발의가 119건(53.6%), 국민의힘이 97건(43.6%), 조국혁신당이 6건(2.7%) 등으로 민주당의 법안 발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접수된 법안 중 특검법이 5개에 달한다. 최근 국회별로 발의된 특검법을 살펴보면 △17대 18건 △18대 12건 △19대 8건 △20대 31건 △21대 27건 등이 발의됐다. 특히 22대 국회 임기 시작 10일 만에 5건 발의는 이례적 속도다.

여야가 남발한 특검의 공통점은 모두 서로를 겨냥한 '보복성' 또는 '맞불' 성격을 띤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특검법안을 발의하나, 국회를 통과해서 실제 특검이 이뤄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첫 특검이었던 일명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이 대표적이다.

문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경수 당시 경남도지사를 재판에 넘겨 징역 2년 확정판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다만 수사를 받던 노회찬 전 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번 특검법안들은 중립적이거나 공정해 보이려는 모양새도 아니어서 합의 처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여야의 경쟁적 특검 남발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정치 혐오' 혹은 '정치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협치의 발판이 됐다고 평가받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합의처럼 절충안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특검 정국으로 대치할 것이 아니라 먼저 민생법안부터 우선 처리하려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정당 사이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정치의 갈등 관리 기능이 실종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양극화 정치는 추종과 혐오의 팬덤 정치로 이어진다"며 "개헌, 법개정 등 제도변화가 없더라도 수행할 수 있는 행위자 차원의 정치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정치의 가치는 구성원들이 서로 돕고 협동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때 빛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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