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전자 기업들, 차세대 반도체 기판 개발에 사활
'꿈의 기판'이지만…깨지기 쉬운 단점 극복해야
[아시아타임즈=정인혁 기자] 인공지능(AI)의 열풍으로 고사양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성능이 개선된 반도체 기판에 대한 주목도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주요 전자기업들은 이른바 '꿈의 기판'으로 불리는 유리기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텔이 조립한 유리기판 테스트 칩. (사진=인텔)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IT기업들은 유리기판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기, LG이노텍, 인텔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의 주요 협력사인 미국 특수유리 제조사 코닝도 최근 유리기판 사업에 진출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AI 수요가 폭발하면서 고사양 반도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주요 기업들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고사양 AI 반도체가 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현존하는 기판은 스펙이 부족하다. 반도체에서 정보가 오가는 통로(I/O)는 많아지고 있는데, 지금의 기판으로선 이 통로를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다. 이에 고사양 제품인 유리기판이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반도체업계에서는 기판과 반도체 칩 사이에 ‘인터포저’라는 중간기판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첨단 반도체에 대응하고 있다. 인터포저는 기판과 반도체를 원활히 연결해주는 중재자 역할을 한다.
업계에 따르면 인터포저는 소재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유기와 실리콘이다. 유기 소재 인터포저는 실리콘 제품보다 가격이 약 10분의 1 정도로 저렴하지만 한계도 뚜렷하다.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에 약하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잘 휜다는 의미다. 아울러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매끄럽지 못해 배선 간격을 좁게 구현하기에 어려움이 크다. 더 많은 회로를 새기기 어렵다는 뜻으로 성능 자체를 개선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다.
반면 실리콘 인터포저는 유기 인터포저의 단점을 해소한다. 표면이 맨들맨들해 배선 간격을 좁힐 수 있다. 그러나 공정이 반도체 전공정과 비슷한 수준으로 복잡하고 제조 비용이 많이 든다.
유리기판은 유기 인터포저, 실리콘 인터포저가 가진 문제에서 비교적 타격이 적다. 유리 역시 실리콘과 비슷한 수준으로 표면이 매끄러워, 유리기판 표면에 바로 배선 간격을 좁게 설계할 수 있다. 기존 기판과 비교하면 최대 10배의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게 가능하다. 아울러 고온에서도 휨 현상(워피지)을 방지할 수 있다.
아울러 유리기판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내장할 수 있어 별도 인터포저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유리기판 위에 보다 많은 반도체를 올릴 수 있는 동시에 전체 두께를 얇게 만드는 데에도 유리하다. 이 같은 장점 덕에 기판 소재는 유리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견해다.
시장에서도 유리기판의 성장을 전망한다. 퓨처마켓인사이트는 지난해 약 3조2000억원 규모였던 세계 유리기판 시장 규모가 10년 뒤인 2034년에는 5조7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깨지기 쉬운 유리가판의 특성을 극복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꼽는다. 반도체 기판은 IT 기기 내 각 부품에 전기를 공급하는 메인보드와 반도체 칩 등 부품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유리기판도 구멍을 뚫고 메인보드에서 각 반도체로 전기가 흐르도록 해야 한다. 구멍을 만드는 과정에서 유리가 파손될 수 있다. 이는 곧 수율과 가격 경쟁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유리기판이 실리콘 인터포저를 사용할 때보다 제조 비용이 저렴하다고 해도, 제조 과정에서 깨지는 경우가 많으면 가격 경쟁력 확보와 양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아직 유리기판 시장이 본격 개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점을 보완한 업체가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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