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우정 기자] 글로벌 해상운임이 8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홍해 위기에 중국발 화물이 쏟아지면서 해운시장 공급망에 혼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수출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치솟던 운임과 선복 부족이 되풀이될까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해상 컨테이너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코로나19로 운임이 급등했던 2022년 8월 26일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3000p를 돌파했다. 지난 31일 SCFI는 전주 대비 341.34p 상승한 3044.77p를 기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컨테이너 시황의 강세는 팬데믹 물류대란 이외에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희망봉을 우회하도록 선박들의 운항 스케줄을 조정했을 때만 해도 병목 영향이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돌아가는 물동량이 많다 보니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적체가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상운임이 상승한 이유로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홍해 사태가 장기화된 가운데 중국에서 수출물량 ‘밀어내기’를 시작하며 해상 컨테이너 공급망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해 사태로 선박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항해거리가 늘어나 운항 정시성은 크게 하락했다. 선박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자 항만에는 컨테이너가 쌓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발 화물이 쏟아지면서 공컨테이너 부족, 항만 혼잡도 심화 등으로 해상운임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공컨테이너는 비어있는 컨테이너를 의미한다.
그중 세계 2위 컨테이너항만인 싱가포르항이 심각한 혼잡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싱가포르항은 지난달 말 성명을 통해 “올해 초부터 인바운드 컨테이너수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 4월 누적 기준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며 “일부 선박의 대기시간은 7일로 연장됐다. 정박 대기 중인 컨테이너수도 45만teu에 달해 코로나19 당시 최고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발 물량이 대폭 늘어난 데는 미국이 오는 8월부터 중국산 제품에 ‘관세 폭탄’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은 8월 1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의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확대하고 반도체는 50%까지 올리는 등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상향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화물시장 분석업체인 제네타(Xeneta)는 “현재 중국발 수출 물량은 평균 대비 높으며 최근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을 우려해 선제적인 물량 ‘밀어내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31일 기준 중국에서 미국 서안으로 향하는 노선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6168달러로, 지난 4월 3308달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동안 노선 운임도 지난 4월 4359달러에 대비 65.3% 늘어난 7206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현지 물류업계 관계자는 “홍해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해상운임이 급등해 현재 개별 노선별 컨테이너 운임은 1만달러에 달한다”며 “한 상자(컨테이너)도 구하기 어렵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로나19로 물류대란을 겪었을 당시에도 컨테이너 운임은 1만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물류정보업체 프레이토스(Freightos)는 “최근 중국 수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공컨테이너가 다시 선적되는 수가 감소함에 따라 화주들이 일부 수출 허브에서 공컨테이너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며 “선박 물동량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고 최근의 수요 증가는 운임을 밀어 올리기에 충분하다. 컨테이너 부족 현상은 운임을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해양진흥공사(KOBC)는 시황 리포트를 통해 “지난달 말에 이어 현재 미주항로 선사들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포워더 등 무선박 운송업자에게 할당하는 선복을 삭감 중”이라며 “이에 수출기업들이 4주 이상의 선복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며 운임 상승세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OBC에 따르면 최근 유휴 선복량은 전체 선대의 0.4%에 불과한 수준으로, 이는 지난 2022년 2월 팬데믹 시기와 유사한 상황이다.
해상운임 상승과 함께 항공화물 운임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화물정보업체 WorldACD에 따르면 지난달 페르시아만과 남아시아에서 유럽까지의 항공화물 운임은 전년 대비 80%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세계 평균운임이 3%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항공화물 운임과 컨테이너 운임의 동조화가 예상된다”며 “홍콩국제공항 등 아시아 주요 공항의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고 항공사들의 화물 탑재율도 회복 중”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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