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류 진 기자] 삼성전자가 '신경영 선언'을 한 지 오는 7일로 31주년이 된다.
최근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직면한 위기 상황이 '신경영 선언' 이전만큼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우연하게도 7일자로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최초 파업이 임박했다. 첫 단체 행동은 '연가 투쟁'이다.
6일 재계·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7일 연차 파업에 나선다. 삼성전자 창사 55년 만에 첫 파업이다.
지난해에도 주말과 현충일(6일) 사이에 평일이 낀 월요일이었는데 이때 연차를 사용한 직원이 수만 명에 이르렀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삼성전자 측은 전망하고 있다.
연차 파업에 따른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샌드위치 휴일' 사이 평일에 연차 규모가 컸던 만큼 생산 일정과 인력 배치를 선제적으로 조정해 본 경험이 있어서다. 또 생산 공장 대부분이 자동화됐기 때문에 최소한의 인력만 있어도 대응이 가능하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총파업에 이를 경우에는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반도체 공장의 경우에는 파업 참여 인원이 늘어나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전삼노 조합원 대부분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소속이다.
전삼노 측은 "아직 소극적인 파업(연차 파업)으로 볼 수 있지만, 단계를 밟아 나가 총파업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올해 임금 협상을 위해 지난 1월부터 8차례 본교섭을 포함한 9차례 교섭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3차 조정 회의까지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파업 선언 전 마지막 교섭이었던 지난달 28일 8번째 본교섭에서는 전삼노가 요구한 사측 인사 2명의 교섭 배제 등을 놓고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파행했다.
노사는 이번 임금 교섭에서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지급 방식 등을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 임금인상률과 관련해 사측은 평균 5.1% 인상, 전삼노는 6.5%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성과급 지급 방식도 사측은 현 기준인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 유지를, 전삼노는 '영업이익'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VA는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 등을 차감한 것이다.
아울러, 삼성 전반에 걸친 이 같은 위기감은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를 다짐한 이재용 회장 앞에 놓인 과제이기도 하다.
이 회장이 지난 2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한결 부담을 덜긴 했지만, 아직 항소심 등이 남은 만큼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책임 경영 차원의 등기 임원 복귀도 연기된 상태다.
이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의 수직적 지배구조도 개선 과제로 꼽히지만, 아직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곳곳에서 삼성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는 점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며 "주력 사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삼성다운' 도전과 혁신으로 미래를 책임질 먹거리를 발굴하지 못한다면 삼성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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