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자가 소유자는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 중대형 아파트가 밀집된 고소득층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 주로 투표했다. 그 반대의 경우는 민주당이나 야당이다."(2011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저서 '부동산은 끝났다'에서)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2012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트위터에서)
"여러분, 또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찍으면 부자 나라 됩니다."(2012년 한명숙 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 유세 도중)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야 할 이유도 없고 거기에 삶의 터전이 있지도 않다. 저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2018년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2020년 12월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굳이 자기 집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임대주택으로도 충분히 좋은 주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랄까 그런 걸 잘 만들어야 할 것 같다.'(2020년 문재인 전 대통령, 동탄 임대주택에서)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부터 시행을 고집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두고 개인투자자는 물론,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까지 높은 불만과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그간 대주주를 제외하고 비과세였던 국내 주식 거래에 5000만원을 공제한 뒤 최대 27.5%의 세율이 적용돼 '큰손'들이 국내 증시를 대거 이탈할 수 있나는 공포감이 크다.
여기에 금투세는 이미 국내주식형펀드를 제외한 사모펀드의 최대 세율을 49.5%에서 27.5%로 절반으로 떨어뜨리는 '부자감세'에다 연말정산 기본공제 대상 제외자가 최대 수십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등의 치명적 약점이 노출된 세제다.
정부가 이미 금투세 폐지를 천명해 추진 중이고 분노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회원들이 지난달 30일 민주당사 앞에서 울분을 통했지만, 민주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하는 게 당론"이라고 말했다.
한투연 회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금투세 폐지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개인투자자들이 저리도 거부하는 금투세를 왜 민주당은 저리 고수할까. 이해가 되지 않는 행보에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사모펀드업계와 민주당의 연루 의혹까지 제기하는 형국이다.
그런데 위의 좌파 인사들의 발언들에 비춰보면 민주당이 왜 금투세를 시행하려고 하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지난 1월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율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개최한 민생 토론회 발언을 들으면 더욱 잘 이해가 된다.
윤 대통령은 "노동계라든지 우리 사회에서 어떤 특정 정치 세력들은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양극의 계급 갈등을 갖고 사회와 세상을 들여다보면서 국민통합이라든가 일관되고 합리적인 경제정책을 국민이 공감하며 나가기가 어렵다"며 "과거에는 기업과 노동자의 관계를 제로섬 대립 관계로 봤지만, 노동자 근로자가 금융투자나 연기금을 통해 주식시장을 통해 이익을 본다면 제로섬 관계가 아니고 기업이 잘되면 노동자와 근로자도 잘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투자라는 분야가 자본가와 노동자, 기업과 근로자의 계급적 갈등을 완화해 주고 국민을 하나로 만든다"며 "미국 사회는 겉으로 볼 때 자본가와 노동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할 것 같지만 극단으로 가지 않고 갈등이 해소되는 이유는 많은 국민이 주식투자와 연기금에 참여하기 때문에 계급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민이나 근로자를 위한다'는 좌파 정치 세력들은 자본가-노동자 간 갈등이 심화될 수록 자신들의 입지와 세력이 커진다. 선거에서 표를 얻기도 유리하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발언대로 자본가와 노동자가 '주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익을 공유하고 손을 잡는 순간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은 물론, 존재 가치도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이 주식이라는 매개체에서 멀어지도록 해야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고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좌파들은 이러한 매개체에서 노동자들이 멀어지도록 하는 각종 수단을 고민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세금이다. 노동자와 자본가가 서로 만나기 위해 필요한 사다리를 걷어차거나, 사다리에 바나나 껍질을 올려둬 올라오지 못 하게 하는 것이다.
주식과 더불어 자본가와 노동자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자산이 바로 부동산이다. 좌파 정부인 노무현 정부는 지난 2005년 부동산 투기를 억제한다면서 고가 및 다주택 보유자에게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도입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 종부세를 징벌적 세금으로 성격을 바꿨다. 기존 주택 수와 상관없이 0.5~2.0%였던 종부세율을 1주택자 0.6~3.0%, 2주택 이상은 1.2~6.0%로 높이고, 공시가격도 상향했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약 33만2000명이었던 종부세 과세 대상자는 2021년 93만1000명, 2022년에는 128만3000명으로 4배가량 늘었다. 1주택 종부세 과세 인원도 2017년 3만6000명에서 2022년 23만5000명으로 폭증했다.
이 기간 종부세 납수세액은 1조7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1주택자가 낸 종부세액도 15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럼 종부세 강화로 부동산 값이 잡혔는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분석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값은 평당(3.3㎡) 2061만원이었는데, 4년 6개월이 지난 2021년 11월에는 4309만원으로 109%가 올랐다.
그렇다면 부유층의 세금 부담이 커졌으니 빈부격차가 줄었을까. 2022년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과 2020년 사이 통합소득 상위 10%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1억2244만원에서 1억3673만원으로 1429만원 늘었다.
같은 기간 하위 10%는 178만원에서 196만원으로 18만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절대적 금액은 물론, 증가율로도 상위 10%가 하위 10%를 앞섰다.
이에 따라 2016년에는 상위 10%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이 하위 10%의 69.2배였지만 2020년에는 69.8배로 늘어났다. 자본가와 근로자가 더욱 멀어진 셈이다. 통합소득은 근로소득과 종합소득(이자·배당·사업·연금·기타소득) 합산액으로 양도소득은 포함되지 않아 부동산 시세차익 등을 감안하면 빈부격차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성공으로 가는 사다리/사진=픽사베이
물론, 좌파 정치 세력이 대놓고 "국민들이 가난해지기를 원합니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기자도 그들의 속마음까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빈부격차가 커지고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질 수록 자신들에 유리한 정치적 환경이 된다는 점은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금투세나 문제도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좌파 정치세력의 행보를 더욱 이해하기 쉽게 된다.
그렇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주범으로 꼽히는 상속세는 어떨까. 만일 현재 최대 60%라는 상속세율이 내일부터 100%가 적용되면 어찌될까? 이는 좌파 정치세력이 지향하는 공산화를 의미한다. 자본가와 노동자의 사이를 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자본가를 사라지게 하는 정책이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종부세나 금투세와는 다른 성격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투세, 종부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승만 정권의 농지개혁으로 1945년 말 전체 경지면적의 35%에 불과했던 자작농지는 농지개혁 직후인 1951년 말에는 96%로 급등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를 두고 "농지개혁으로 내 땅을 가진 농민들이 6·25 전쟁 당시 주인의식을 갖고 나라를 지켰다"며 "농지개혁으로 수백년 유지된 지배 계층이 한순간 소멸하게 됐고 기존 대주주는 지가증권으로 생산설비를 취득해 확안하면서 대한민국을 제조, 서비스업 국가로 확장시켰다"라고 평가했었다.
상속세도 금투세와 마찬가지로 겉으로는 마치 자본가에 높은 부담을 지우는 세금으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노동자가 자본가로 가는 길을 막는 사다리 걷어차기의 일종인 셈이다. 좌파 정치 세력은 이런 세금들을 상위 1% 등 초부유층에 부과되는 세금이라며 정당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사진=연합뉴스
안타까운 점은 이런 좌파 정치세력에 동조하는 국민이 많다는 점이다. 자신들에 유리한 환경 조성과 집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인 좌파 정치 세력의 실체를 잘 모르는 탓이다. 그나마 금투세로 인해 좌파 정치세력의 민낮이 어느 정도 드러난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와 선거는 만능이 아니다.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도 선거로 집권해 세계2차대전을 일으키는 최악의 독재자가 됐다. 무엇보다 국민이 국가와 자신을 가난하게 만드는 정치 세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와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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