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선 오래 전부터 좌완 투수들이 맹위를 떨쳤다. 전신 빙그레 이글스 시절엔 구대성(55·은퇴)이 있었고, 그 뒤를 류현진(37)이 이었다. 한화의 이러한 전통은 올 시즌 황준서(19)가 이어받았다.
황준서는 올 시즌 데뷔한 고졸 신인이다. 그는 지난해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됐다. 지명 당시 안정적인 제구력을 갖췄으며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황준서는 장충고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지난해 고교야구 15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16이란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황준서의 활약은 프로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특히 4일 열린 KBO리그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 3이닝 4피안타 5볼넷 1사구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는 한화의 신임 사령탑 김경문(66) 감독의 복귀전이기도 했다. 황준서는 베테랑 감독의 복귀전, 선발 투수라는 부담에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역투로 팀의 8-2 승리에 기여했다.
황준서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프로 첫 시즌과 관련해 “재미있게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힘든 부분은 없다. 생각보다 재밌다”고 웃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2승째였다. 황준서는 “오랫동안 승리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주위에서 많은 축하를 받고 있다”며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셨다”고 주위 반응을 전했다.
황준서는 프로 데뷔 첫해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다. 신인에게는 버거울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자신감을 내비쳤다. “(류)현진 선배님을 빼면 한화의 선발진은 젊은 편”이라며 “큰 부담은 없다. 젊은 선수들이 선배들을 많이 도와주자는 얘기를 자주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 한화에는 12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한국 최고의 투수 류현진이 있다. 황준서는 류현진의 존재가 ‘행운’이라고 말했다. 황준서는 “프로 첫 시즌에 엄청난 선수를 만났다. 처음에는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었다. 진짜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다. 하지만 제가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많이 다가가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황준서는 ‘전설’ 구대성의 조언도 들었다. 구대성은 지난달 30일 경기를 앞두고 해설위원으로 경기장을 방문했다. 황준서는 “구대성 선배님께서 ‘왜 슬라이더는 던지지 않느냐’고 물으셨다. 연습은 하고 있는데 잘 안된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선배님께서 ‘그립은 상관없다. 너만의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알려주셨다”고 털어놨다.
그 자리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구대성의 옆에 있던 류현진이 “그건 선배님이니까 되는 것”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에 황준서는 “저도 동의한다. 구대성 선배님께선 워낙 손끝 감각이 뛰어나셔서 어떻게 해도 되는 것 같다. 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황준서는 구대성의 등번호에도 애착을 드러냈다. 황준서는 “15번은 대단하신 분이 달았던 번호다. 그 번호를 욕심 내지 않는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 달고 있는 29번이 제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황준서의 투구 자세는 사실 김광현(36·SSG 랜더스)을 닮았다. 등번호 또한 김광현과 겹친다. 황준서는 “29번이 김광현 선배님의 번호가 아닌 황준서의 번호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힘주었다. 아울러 그는 “평소 김광현 선배님의 자세와 비슷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주위 선배님들도 말씀하셨다”며 “열심히 따라가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했다. 물론 팀 선배인 류현진을 의식한 듯 “누가 뭐래도 저의 우상은 류현진 선배님이다. 아마 들어도 서운해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황준서는 시즌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올 시즌 13경기에서 볼넷 30개(팀 내 최다)를 내준 황준서는 “볼넷 줄이기가 가장 큰 목표다”라며 “또한 1군에도 최대한 머무르겠다”고 당찬 각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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