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정방문
집에서 히키백수질하던땐데 누가 찾아옴
막 일어나서 까치집 머리에
전날 술까지 먹어서 눈에 다크서클 장난 아니었거든
웬 아주머니 한분 서계신데 나보더니 흠칫 놀래시더라
교회에서 오셨나 했더니 불교시래네? 오 흥미로워
들어가도 되냐고 해서 들어오시라 함
일단 식탁에 앉으면서 한번 삥 둘러보시는데
그 눈빛이 약간 에일리언 알 군락지 발견했을때 그런 표정임
마실게 없어서 델몬트병에 있던 보리차 한잔 드리고
앉아서 이것저것 얘기하는데 암만 들어도 불교가 아닌거.
그래도 인상은 좋아보이셔서 심리상담좀 시도했음
가족사좀 풀고 개인사도 풀고 취업 연애 이런거 물어보는데
얘기들으시더니 제사를 지내야한다는거임
봉투 하나 꺼내면서 돈 좀 있냐 (그 꼬라진데)
있으면 여기 넣고 이름 적어줘라 가서 제사 지내줄게
이러시는거. 살짝 기분 나뻤던게 같이 가야한다곤 안하데?
근데 돈이 진짜 없었음
이미 까뒤집은 저금통 보니까 500원짜리 하나 있더라
랄부긁던 손으로 그거 들고 나와서 저 이거밖에 없는데 헤헤
했더니 그거라도 달라고 하시더라.
표정이 약간 예사롭지 않았음
분노 회한 인내 실망 탐욕이 동시에 보인달까
여튼 그거 받고 다신 안오더라.
2. 길거리 포교
건대입구에 볼일있어서 지나가는데
그 누구냐 괴짜가족에 그 엄마 그분 대학시절 같은 분 하나랑
좀 멀끔한 새댁같은분 둘이서 붙잡고 얘기좀 하자는거임
네? 뭐요? 그러는데 잠깐이면 되니까 음료수라도 좀 사달래
좋은 얘기니까 들어보라며.
옆에 편의점 있길래 거기 테이블에서 얘기하기로 하고
음료수 사주고 일단 앉았음
그리고 두시간쯤 지났는데 한분은 나랑 눈도 안마주치고
옆에 흘깃흘깃하고 있고(진 엄마) 한분은 그래도 성심껏
답변은 하는데 그 뭐냐 복화술로 저를 구원하시고..
하는게 느껴지더라. 별거 안물어보고 이번에도 진로 상담이랑
심리상담좀 했음. 연애꿀팁도 좀 물어보고. 답변 잘 못하던데
사후세계와 우주에 관해서도 묻고 어떤 신이 있으시다는데
왜 거깄는지부터해서 어떻게 생겼냐 또 왜 그런거냐 계속 물어봄
원래는 같이 가서 제사 지내야한다고 했는데 얘기 끝났죠?
하더니 박차고 일어나서 가버림.. 아쉬웠어.
3. 빠른 인정
공원 벤치에서 지인 기다리는데
옆에 어떤 아주머니 무리 앉아서 토크중이시더라고
대놓고 신천지 포교중이신거 같던데(무슨 팻말같은게 있음)
더워서 쉬는 중인거 같았음
그러다 나 흘깃흘깃 하더니 혹시 종교 있어요? 하시길래
아 저는 교회 다니고 저희 형제중 한명이 신천지예요 그랬더니
'아, 사이가 좋진 않으시겠네 ㅎㅎ' 하시고 돌아앉으시더라
그땐 난 사실 무교였는데 가족중 한명은
십자군 전쟁 최일선에 내놔도 손색없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라
나도 고개가 끄덕여지더라.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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