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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기 진화위가 출범 이후 지난해 9월 처음 사건 25개에 대한 81건의 권고사항을 각 관련 국가기관에 전달했지만 이날까지 이행된 권고는 20%인 16건뿐이다. 진화위는 과거 국가폭력의 진실을 밝혀 피해자와 유족들의 억울함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독립 국가기관이다. 1기 진화위는 2005~2010년 활동했으며, 2020년 12월 출범한 2기 진화위는 1년 남짓 남은 내년 5월 26일까지 조사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진화위는 과거 국가폭력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뒤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있다. 이때 관련 국가기관에 권고사항을 고지하는데, 말 그대로 '권고'라 국가가 이행할 의무는 없다.
행안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관계자는 "법적으로 이행 기한이 있는 게 아니라서, 계속 관련 기관에 이행을 독려하고 있다"며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은 금방 처리하기 어려우니 의지만 있으면 추진할 수 있는 부분들을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화위 권고와 법원의 판단을 뒤집으려는 시도도 종종 발생해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아시아투데이가 2기 진화위가 출범한 2020년 12월 10일부터 지난달까지 진화위의 '진실규명 결정'을 받고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한 사건들을 전수조사한 결과, 총 80건의 1심 사건 중 77건이 원고 일부승소 혹은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국가가 이 중 40%에 달하는 31건에 불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법원이 정한 위자료 액수가 너무 많다거나, 배상소송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인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에서 항소했다. 과거사 사건 피해자들을 대리해 온 최정규 법무법인 원곡 변호사는 "재판부마다 위자료 책정 액수가 다르기 때문에 항소할 수밖에 없다는 항변이 많은 것 같다"며 "'소멸시효 완성'도 주장하는데, 이미 2018년 헌법재판소가 중대 인권침해 사건에 소멸시효를 적용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했음에도 주장하는 것은 불법 행위에 가깝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진화위 권고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지금보다 더욱 구체적인 지시가 있어야 이행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제언했다. 현재 진화위 권고가 '국가의 사과',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 '지방자치단체의 노력' 등 추상적일뿐더러 이행 주체 기관도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최 변호사는 진화위 권고·결정 이후 피해자가 직접 재심이나 국가배상을 청구해야 하는 구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고사항에 국가가 직접 배상하거나 검찰의 직권재심을 넣어 '원스톱'으로 피해자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 변호사는 "권고에 구체적인 주체 국가기관, 시한 등이 없다 보니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기다림에 지치다 국가배상소송으로 내몰리게 된다. 국가배상소송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라며 "과거사를 해결하기 위해 진화위를 만들었다면서, 결정 이후 피해 당사자들이 왜 뭘 더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진화위 결정과 법적인 절차가 하나의 프로세스로 같이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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