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의 시간들은 경험의 무력함과 앎으로 인한 영혼의 고립을 가르쳐줬다. 앎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사물에 대해 정의를 거부하며, 현상과 숭고한 호기심만 남겨둔다. 보이는 것 너머의 이면에 집중한다.
나의 작업들은 이면을 바라보는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형상을 붕괴시킨다. 경험하고 각인되고 인지해온, 정형화된 형태의 사물을 탈피하는 작업은 사고의 족쇄에 대한 깨달음과 탈피의 희열로 나를 이끈다.
예측하지 못한 움직임은 원초적인 두려움을 낳으므로 우리는 많은 것을 예측하도록 설계해왔다. 그러나 진실은, 알아온 시간이 무색하게 한순간에 거짓으로 탈바꿈한다. 어떤 것도 결코 진실이 될 수 없는 혼란에 나는, 어정쩡히 한 걸음 물러나서 본다. 정의를 내리고자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허상이며, 탄생과 죽음만이 실재다. 형상을 벗어나는 작업들은 결코 폭력적이거나 두려움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생기 없는 거친 면 뒤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침없는 생명력과 화려한 색채가 주는 환희, 이것이야말로 기쁨의 감정이다.
구지수
학력: 한양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개인전·단체전: 2024년 갤러리AN(분당, 경기) / 2023년 갤러리 아미디 갤아월 '탈피'(신사, 서울) / 2022년 엘엘엘 아트 갤러리 카페 개인전 '흠'(잠실, 서울) / 2022년 고유갤러리 단체전(이태원, 서울) 등 다수
문의: 드림갤러리(02-725-9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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