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이하 SG사태)에 연루됐다는 황당한 주장에 시달리던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그룹 핵심 계열사 키움증권이 '누명'을 벗게 됐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은 올해 안에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하동우 부장검사)는 전날 김 전 회장을 무혐의 불기소 처분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SG사태 2거래일 전 다우데이타 140만주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해 605억4천300만원에 매도했다. 이에 김 전 회장이 계열사인 키움증권을 통해 미공개된 투자정보를 전달받아 주가 폭락 직전 주식을 팔아치웠다는 의혹을 받았다.
SG사태 핵심 인물인 라덕연 H투자컨설팅 업체 대표가 김 전 회장 측이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고의로 반대매매를 촉발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김 전 회장 측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의혹의 시선이 짙어지자 지난해 5월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모든 분들께 상실감을 드린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며 그룹 회장직을 사퇴하고 다우데이타 매각대금 605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었다.
특히 키움증권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초대형 IB 인가에도 제동이 걸렸다. 별도 기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가 신청할 수 있는 초대형 IB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배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다.
정부가 사실상 은행의 수신 기능을 열어준 것으로 이미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이미 발행어음을 통해 다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1호 초대형 IB인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올 1분기 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이 15조5699억원에 달할 정도다.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돈의 50%는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하고 부동산금융은 30% 이내로 제한되는 등 규제가 있지만, 증권사로서는 '날개'를 다는 격으로 현재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등이 초대형 IB 인가를 노리고 있다.
검찰은 키움증권이 시세조종 대상 종목을 보유한 특정 소유자 등에 관한 정보를 생성·가공하거나 이를 김 전 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점, 김 전 회장이 단기매매차익 반환 의무가 소멸한 지난해 3월 말 이후 본격적으로 다우데이타 주식 대량매매를 시도한 점 등을 고려하면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최근 김 전 회장은 키움 히어로즈 경기 관람을 위해 방문한 야구장에서도 "이제 시련이 끝나간다"며 임직원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연내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것"이라며 "인가는 금융당국에서 내는 것으로 그 이후에는 관여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미 키움증권은 지난 28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1호 공시를 통해 신규 사업 진출 검토에 '초대형 IB 인가를 통한 발행어음 비즈니스 진출'을 넣은 바 있다.
여기에 김 회장이 공언한 사회환원을 위한 공익재단 설립도 본격 추진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김 회장은 세금을 제외하고 주식을 환매한 금액이 605억원이 되지 않아 추가로 사비를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계열사 자금까지 더해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편, SG사태 관련자들이 잇따라 무혐의를 받거나 석방돼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H투자컨설팅 업체에 거액을 투자하는 등 시세조종에 가담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가수 임창정씨도 전일 검찰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 투자자 모임에서 핵심 인물 라덕연씨를 가리켜 "아주 종교다", "내 돈을 가져간 라덕연은 대단하다"며 치켜세우는 동영상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계좌 등을 분석한 결과 임씨가 라씨 일당의 시세조종 범행을 알고 가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투자자 모임은 임씨가 시세조종 조직에 투자하기 전에 이뤄졌고, 행사 진행 과정에서 발언은 사전 계획 없이 라씨와의 친분 과시를 위해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임씨가 라씨로부터 투자수익금이나 투자유치 대가를 받은 사실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씨는 라씨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공동 추진할 것을 계획했으나 주가 폭락 사태로 진행되지 않았고, 시세조종 조직의 투자 수익금을 정산하는 방법으로 저작인접권을 이용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라씨와 그의 최측근인 변모씨도 지난 14일 서울남부지법으로부터 보석 허가 결정을 받고 석방되기도 했다.
다만, 검찰은 라씨의 초기 동업자이자 주가조작 의혹을 언론사에 제보한 김모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로 전일 불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2020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라씨 등과 공모해 상장기업 주식을 시세조종하고 무등록 투자일임업을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날까지 라씨를 비롯해 주가조작 일당 등 57명(구속 14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수익금 약정 등을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을 갖고 상장기업 8개 종목의 시세를 조종해 730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주가조작 범행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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