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유언·상속 시장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은행권이 ‘상속 신탁’에 주목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000억원) 대비 43%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이 금융사 등에 재산을 맡긴 뒤 운용수익을 받다가 사후에 배우자‧자녀 등 사후수익자에게 이전하는 상품이다. 유언장은 자필증서·녹음·공증·비밀증서 등의 형식으로 행해지지만, 유언대용신탁은 금융사와의 신탁계약으로 유언을 대체할 수 있다. 상속을 구체적으로 설계해 일시·분할 지급 등 상속 방식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예를들어 상속 재산을 해마다 일정액으로 나눠주거나 특정 나이가 됐을 때 소유권을 넘겨주는 방식 등 원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상속하거나 처분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가장 먼저 상속 신탁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0년 금융권 최초로 자산관리 및 상속설계 특화 자체 브랜드인 ‘하나 리빙 트러스트’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하나 시니어 라운지’를 오픈했다.
하나 시니어 라운지에서는 하나은행의 리빙트러스트센터 소속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신탁을 통한 상속 증여 컨설팅 ▲유언장의 보관 및 집행 ▲유언대용 신탁 또는 유언장 작성 없이 상속을 맞게 된 상속인들을 위한 유산정리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KB위대한유산’ 신탁을 선보이면서 골드바 증여·상속, 유언대용신탁, 기부신탁 등 다양한 신탁상품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S 라이프케어(Life Care) 유언대용신탁’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전산화(상담관리 및 계약서) 시스템을 구축·개시했다. 서울시 중구 소재 대한상공회의소에 ‘신한 신탁라운지’를 개설하기도 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2022년 유언공증서 보관서비스를 도입했다.
최근 우리금융은 ‘일본 상속신탁 비즈니스 분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는 5~7년 내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상속신탁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관련 역량을 향상하고 이를 핵심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영업 대비 수익성이 우수한 고액자산가를 위주로 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보강해 상속신탁 사업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대중부유층까지 고객층을 확대하고 규제 변화에 대비해 비금융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화를 통한 업무 효율성 향상으로 미래 상속신탁 시장 성장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언대용신탁 시장이 성장하면 은행의 비이자이익이 확대되는 만큼 최근 은행에서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라면서 “아직은 상속신탁 시장이 잘 알려지지 않았고 가입금액이 높은 편이지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 보급형 상품이 출시되어 더욱 대중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2022년 신탁시장 육성을 위한 ‘신탁업 혁신 방안’ 을 발표한 이후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금융위원회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도입을 위한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는 등 규제개선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는 ▲금전 ▲증권 ▲금전채권 ▲동산 ▲부동산 ▲부동산관련권리 ▲무체재산권 등의 7종만 취급 가능하나, 채무·담보권 등의 신규 추가가 논의되고 있어 향후 상속 신탁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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