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4월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는 30일 오후 2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약 1조3800억원, 위자료로 20억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가 1억원의 위자료와 665억원의 재산분할을 명령한 것과 대비된다.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은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부정행위를 지속하는 등 십수 년 동안 (노 관장의)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고의적인 유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 관장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또한 SK그룹이 1992년 태평양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노 관장의 부친인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 약 300억원을 사용하고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하는데 노 전 대통령이 보호막 역할을 했다는 노 관장 측의 주장도 인정했다. 노 관장이 SK그룹 가치 증가 등에 기여한 만큼 지주사인 SK㈜ 주식도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봤다. 이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그룹 주식이 모두 최종현 선대 회장에게 받은 특유재산이라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1심 판단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판결이 그대로 굳어질 경우 최 회장은 1조원을 훌쩍 넘는 금액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식 매각에 나설 경우 지배구조 및 경영권 변화가 불가피하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SK㈜ 지분 17.73%(1297만5472주)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도 25.57%로 안정적인 수준이 아니다. 재산 분할을 위해 SK㈜ 주식을 매각할 경우 과거 소버린 사태와 같은 경영권 위험에 노출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SK㈜의 주식을 매각하기보다는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현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 회장은 지주사 외에도 SK디스커버리 0.12%(2만1816주), SK디스커버리 우선주 3.11%(4만2200주), SK케미칼 우선주 지분 3.21%(6만7971주), SK텔레콤 303주, SK스퀘어 196주와 비상장주식인 SK실트론 지분 29.4%도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이번 2심 판결에 대해 "노 관장 측의 일방적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하나하나 공개했다"며 "단 하나도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편향적으로 판단한 것은 심각한 사실인정의 법리 오류이자 비공개 가사재판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아무런 증거도 없이 편견과 예단에 기반해 기업의 역사와 미래를 흔드는 판결에 동의할 수가 없다"며 "6공 비자금 유입 및 각종 유무형의 혜택은 전혀 입증된 바 없고 오로지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루어진 판단이라 전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 억측과 오해로 인해 기업과 구성원, 주주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당했다"며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머니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