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Q] 거센 '금투세' 논란에도 침묵하는 금투협...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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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Q] 거센 '금투세' 논란에도 침묵하는 금투협...왜?

아시아타임즈 2024-05-31 01:55:28 신고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내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강행을 고집하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반발이 거세다.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까지 금투세 폐지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을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가 침묵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논란이 뜨거운 금투세에 대해 아직까지 별다른 성명이나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복현 원장이 연일 금투세 폐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온도차가 크게 느껴진다.

image 금융투자협회/사진=회사

정부와 금융당국이 이처럼 금투세 폐지에 판을 깔아주고 있지만, 서유석 금투협 회장은 최근 금투세 시행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지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사실 서 회장은 전임인 나재철 회장에 대해 금투세 관련 사모운용사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지난 2022년 12월 당선된 사상 첫 운용사 최고경영자(CEO) 출신 금투협 회장이다. 

전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이 민주당사 앞에서 금투세 반대 촛불시위를 벌이고 관련 국민청원이 빗발치고 있지만 금투협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우선 금투세 반대 입장을 취하면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데, 이를 금투협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투협 관계자는 금투세에 대해 "이미 정치적인 이슈가 됐다"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회원사 이익 대변'이라는 금투협의 본분을 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원사에서 목소리를 내달라고 협회를 만들고 회비를 내는 건데,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왜 금투협이 필요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image 한투연 회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금투세 폐지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투세 도입의 '원죄'가 드러날까봐 금투협이 입을 닫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는 오해로 사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2019년 1월과 2월 잇따라 금투협을 찾은 뒤 금투세를 추진했을 뿐이지, 금투협과 '밀실 합의'가 있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당시 금투협이 증권거래세 완화를 요구하기는 했지만, 금투업계에서 지방세 포함 최고 세율 27.5%에 달하는 '세금 폭탄'을 원할리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애초 금투세 도입과 증권거래세 인하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다가 자본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까지 만든 민주당의 지속 요구에 결국 금융위원회와 함께 2019년 3월 증권거래세 인하와 손익통산 허용 등을 발표했다. 

이후 기재부는 2020년 6월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에서 금투세 도입 방침을 밝혔고 같은 해 7월 '2020년도 세법개정안'에서 기본공제 구간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려 확정했다. 2020년 12월 여야 합의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당초 2023년 시행될 예정이다가 개인투자자 반발로 시행 시기를 2025년으로 연기해 여기까지 온 것이다.

회원사 간 이해관계가 달라 금투협이 입을 닫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금투협의 정회원사는 399개로 이 중 증권사가 61개, 자산운용사가 321개, 신탁사가 14개, 선물사가 3개 등이다. 금투협은 회장 선거에서 투표권의 30%는 1사 1표가 배분되는 균등의결권이나 나머지 70%는 협회비 분담 비율에 따라 차등 배분한다. 자연히 대형 증권사 등의 입김이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사모펀드의 경우 이달 29일 기준 순자산액 639조1985억원 중 주식형펀드는 21조486억원에 불과해 금투세로 대다수 사모펀드 운용사는 오히려 수혜를 입는다는 아이러니도 있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연간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최대 누진세율이 49.5%(지방세 포함)에 달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내야 한다.

현재는 펀드의 환매나 양도를 통해 차익을 얻는 경우에도 이는 배당소득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차익이 10억원을 넘으면 절반가량을 세금을 내야하는 셈이다. 3억원과 5억원만 넘어도 세율이 각각 44.5%, 46.5%에 달한다. 하지만 금투세가 시행되면 펀드 환매나 양도 차익이 3억원을 넘으면 27.5%, 3억원이 안 넘으면 22%의 세율로 각각 떨어진다.

피해를 입는 쪽은 현재 비과세 혜택을 입는 일부 국내주식형펀드 중심의 사모운용사들로 소수에 그친다. 국내주식형 공모펀드의 경우 공제한도가 5000만원으로 그나마 여유가 있지만 사모펀드는 공제한도도 250만원에 불과해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image 한투연 회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금투세 폐지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만, 대형 증권사들도 금투세 도입에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사전공체 계좌 지정을 1개 증권사만 할 수 있어 일부 대형사는 계좌 쏠림 현상에 대한 기대도 일부 있다"면서도 "시행 후 3~5년간 대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에 다들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안 그래도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사모펀드 등 다른 상품으로 인해 소송 등에 시달렸는데, 금투세가 시행되면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의 민원으로 큰 고난을 겪을 것"이라며 "똘똘 뭉쳐 한 목소리를 내는 은행권이 부럽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도 안 좋은 상황에서 금투업계나 투자자들이 금투세를 반가워할 소식은 아니다"며 "이런 문제를 금투협이 얘기해 주지 않으면 누가 얘기해야 하나"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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