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신동빈 기자] 법원이 글로벌 엔터사 하이브가 낸 민희진 대표 해임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하이브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민 대표는 당분간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30일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하이브에 해임·사임 사유의 존재를 소명할 책임이 있지만,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그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인용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내일로 예정된) 주주총회 개최가 임박해 민 대표가 소송으로 권리 구제를 받기 어려운 점, 잔여기간 동안 어도어 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할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손해는 사후적인 금전 배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민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해 어도어 지분을 팔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은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모색'을 넘어 구체적인 실행단계로 나아갔다고 보기는 어렵고, 비록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봤다.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 시도 논란이 불거진 후 어도어 측에 민희진 대표 해임을 위한 이사회 개최를 요구했다.
어도어 측이 이에 불응하자 하이브는 지난 달 말 법원에 임시주총 개최 허가를 요청했고 주총은 31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민희진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임시주총 하루 전에 받아들였다.
민 대표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민 대표와 하이브 간 주주간계약상 5년간 어도어의 대표이사-사내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하이브가 80%를 가지고 있고, 민 대표 측이 20%를 들고 있는 어도어의 지분 구조를 외부 투자 유치로 뒤집어 하이브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이브는 민 대표와 맺은 주주간 계약상 민 대표가 어도어에 10억 원 이상 손해를 끼치거나 배임 혹은 횡령 등의 위법행위를 했을 경우 사임욜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해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법원의 이번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인해 민 대표는 자리를 유지하게 됐으나, 민 대표 편에 서 있던 사내이사들은 전원 하이브 측 인사들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에서 레드벨벳, f(x)등 다수의 아티스트의 성공적 데뷔를 주도한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로부터 100% 지분 투자를 받아 어도어를 설립했다.
당초 하이브는 민 대표에게 어도어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권리인 스톡옵션을 제공했으나 양 측이 협상을 통해 약 18%에 이르는 어도어 지분을 민 대표에게 제공했다.
이 지분 중 13%는 민 대표가 하이브에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이 설정돼 있다. 하이브와 민 대표는 주주간 계약을 통해 풋옵션을 행사하려는 당해 매출과 직전 해 매출의 평균에 13을 곱한 액수에 지분 정산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민 대표가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신인 걸그룹 아일릿의 컨셉트와 안무가 뉴진스에 대한 카피라고 그룹 내에서 항의 서한을 통해 지적했고, 아울러 뉴진스의 유례없는 성공에 자신에 대한 합리적 보상을 하이브에 요구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가 민 대표의 어도어에 대한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을 포착했고,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에 돌입하면서 이번 사태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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