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응원은 하지만, 작년과 달리 올해는 축구, 야구 둘 다 신통치 않아 볼 맛이 안 나네요.” 대전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 중이던 기자가 택시 기사와 나눈 대화다.
프로축구 대전 하나 시티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블루팡스, 여자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등 4개 프로스포츠 구단이 대전광역시를 연고로 삼고 있다.
대전 시민들은 언제나 열띤 응원을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성적은 대전 팬들의 응원과 반비례했다. 대전 하나는 오랜 기간 K리그2(2부)에 머물렀다. 한화는 2009년, 2010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20~2022년까지 무려 8차례나 최하위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2017-2018시즌 이후 플레이오프(PO) 진출이 없다. 정관장이 2023-2024시즌 3위로 PO에 진출한 것이 최근 5년간 대전 연고 프로 스포츠 구단이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다.
올 시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전 하나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최근 6경기 2무 4패로 K리그1(1부) 12개 팀 중 최하위(2승 5무 8패·승점 11)에 머물렀다.
부진한 성적은 이민성 전 감독의 사퇴로 이어졌다. 29일 감독 대행 체제로 치른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도 패했다. 경기장을 찾은 4700여 대전 하나 팬들은 변함 없이 응원했다. 고개 숙인 선수들에게 박수 보내며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도 구단에 쓴 소리를 뱉었다.
이날 대전 하나의 모기업인 하나금융그룹의 함영주 회장이 경기장을 찾았다. 대전 팬들은 걸개를 통해 ‘감독리스트=2002’, ‘아시아 명문구단 하나부터 차근차근’, ‘이럴 거면 히딩크!’라는 메시지를 적어 구단의 방향성을 지적했다. 이 메시지는 함 회장이 직접 목격했고, 그는 경기 종료 후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화도 최원호 전 감독이 8위라는 부진한 성적을 책임지고 물러났다. 그나마 한화는 대전 하나보다 긍정적이다. 30일까지 4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쇄신을 하고 있다.
한화는 주중 홈경기인데도 1만 명 넘는 관중이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았다. 팀 성적과 달리 팬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하지만 아쉬운 성적을 좋아할 팬은 없다.
한화 팬 조석범(32) 씨는 “구단이 올 시즌을 앞두고 '달라진 우리'라고 강조했는데, 달라진 것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그래도 최근 반등하고 있고, 차기 감독 선임도 앞두고 있으니 언제나처럼 믿고 응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맞는 마지막 시즌이다. 유종의 미를 거둬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고 바랐다. 팬들은 즐길 준비가 됐다. 이젠 구단들이 성적으로 보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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