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폭염은 노동자들에게 침묵의 살인자입니다. 무더운 여름 노동자들이 노동자들의 땀방울을 닦아줄 수 있는 시원한 바람이 필요합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30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학교 폭염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당국과 교육청에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폭염 대책을 수립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학교에는 100여개의 학교비정규직 직종이 있는데, 현재 이 노동자들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노동 강도는 물론 각기 다른 종류의 사고와 질병 위험을 안고 일하고 있다.
특히 매년 여름 폭염에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현기증, 구토 등을 겪고 있으며, 심한 경우 열탈진으로 병원에 실려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영양사, 조리사, 조리실무사 모두 제대로 된 냉방기도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학교 미화노동자, 시설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소수 인원이 학교 전체 건물을 정부 청소 및 관리하는 것은 물론 폭염 속 옥외노동도 이어가는 탓에 땀이 식을 틈 없이 일하고 있다. 심지어 힘들게 근무를 마쳐도 제대로 된 휴게실조차 없어 여름철 건강 이상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들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교육부, 교육청의 조속한 폭염 대책 수립과 시행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먼저 한 초등학교에서 조리사로 근무 중인 신명희씨는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은 무더운 여름철 찜통 같은 폭염에 이어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상태로 장시간 근무하고 있다”며 “급식실 온도가 50도까지 올라가는 찜통 환경에서 조리복, 화상 방지, 앞치마, 장화 착용으로 땀으로 번복된 채 근무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배치 기준으로 인해 조리 노동자 1명당 160명에 육박하는 식수 인원의 음식을 하는 등 엄청난 노동 강도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아이들에게 제때 식사를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시간 다툼을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미끄러지고 끓는 물에 화상을 입는 등 산업재해까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고 증언했다.
이 같은 열악한 노동환경이지만 교육당국은 노동자들의 고충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없이 단순히 위생지침과 업무 매뉴얼 준수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 신씨의 주장이다.
그는 개선책으로 “급식실 인력 충원과 배치 기준 개선이 필요하며, 튀김유, 볶음류 등 한여름 열기를 가중시키는 메뉴들은 간소화해야 한다”며 “냉방 및 환기 시설에 대한 개선 역시 필요하며 충분한 휴게 공간도 확보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설노동자 정훈록씨는 “폭염 때 야외 노동이 얼마나 힘든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라며 “특히 시설노동자 같은 경우는 날이 더워지면 옥상에서 방수 작업을 많이 하게 되는데 옥상의 열기는 너무나도 뜨겁고 우레탄, 신나, 벤젠 등과 같은 위해 물질들이 많은 위험한 상태에서 작업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산타령만 할 것이 아니다”며 “정부는 교육청에서 대책 마련을 하자고 해도 예산을 다른 곳에 쓰거나 오히려 ‘부자 감세’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멈추고 노동자 환경 개선하는 것에 적극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열질환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경숙 노동안전위원장은 “실외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있지만 노동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상식적인 가이드라인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인 만큼 학교노동자들에 대한 대책 역시 부실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해가 갈수록 최악의 더위가 예상되는 여름이지만 교육당국과 교육청의 대책은 미흡하고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며 “극심한 더위로 노동자들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폭염 등 안전조치를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직·간접적으로 기상여건 위험에 노출되는 시설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교육부와 교육청에 △제대로 된 폭염 대책 수립 △급식실 안전대책 마련 △학교미화·관리 노동자를 위한 휴게·냉방 시설 구축 △한낮 휴식시간 보장 △노동환경 점검 및 개선 등을 요청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교육당국 관계자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폭염대책 요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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