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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8일 거래소 기업공시 사이트 카인드(KIND)에 별도 기준 주주환원율 30%,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 등의 내용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습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통한 발행어음 비즈니스 진출, 특화된 연금 서비스 제공,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등 신규 사업 계획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밸류업 공시 1호'에 등극한 만큼, 시장의 기대도 큼니다. 키움증권이 내놓은 계획서가 밸류업 공시를 준비하는 여타 상장사들이 참고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상장사들이 가이드라인에 맞춰 공시를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는데, 키움증권이 이 같은 걱정을 덜어준 셈입니다. 밸류업 프로그램 구상에 참여한 관계자에 의하면 정제된 숫자와 수치를 활용해 투자자들이 알기 쉽도록 공시에 잘 녹여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키움증권이 밸류업 시작을 알리면서 피어프레셔(동종 업계 압력)도 작동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증권사들의 자발적 참여 의지를 한 층 더 북돋게 만든다는 거죠. 주요 상장 증권사들 모두 구체적인 밸류업 공시 시점을 밝히진 않았지만, 준비 중인 사실엔 입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존재합니다.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특별한 내용이 없어 '보여주기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이미 발표한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키움증권의 밸류업 공시를 'C학점'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키움증권의 밸류업 공시에서 제시됐던 주요 계획들을 살펴보면, 지난 3월 금융감독원 공시에 담겼던 내용 그대로입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선 이번 밸류업 공시가 회사의 주가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죠.
일각에선 키움증권이 지난해 라덕연·영풍제지 사태를 경험하면서 깎였던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발 빠르게 금융당국의 요구를 반영하는 모습을 보인 것인데요. 다만 그런 이유 때문인지, 회사의 밸류업 공시에서 작년 과오와 관련된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리스크 관리 계획 등에 대한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 기관에 소속된 한 연구원은 이번 공시에 대해 참여 의지는 좋았지만 당초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지배구조 개선 혹은 라덕연 사태 관련 내용 등이 부재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키움증권 밸류업 공시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시를 준비하는 상장사들이 자율적 기준을 갖게 되면서, 중요한 내용들을 선택적으로 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이 기업들의 자율성에 방점을 찍고 밸류업을 시작했지만, 첫 단추를 잘 꿰매야 하는 만큼 제도 도입 초기에는 적절한 개입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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