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하랑 기자] 일반·대형가맹점들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카드사가 가맹점으로부터 벌어들인 결제 수수료 수익이 일반·대형가맹점에 쏠렸기 때문이다. 일반·대형가맹점들은 연 매출이 높단 이유로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하는 것은 지나친 조치라는 반면, 카드업계는 당국이 정한 체계에 기반을 두고 수수료율을 산정하고 있단 입장이다.
일반·대형가맹점들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집계한 지난해 카드사들의 가맹점 결제 수수료 수익은 13조3400억원에 달했다.
그 중 10조1800억원은 연 매출 30억원 초과 가맹점에서 발생했다. 전체 수익의 76%가 일반가맹점에서 발생하는 셈이다. 나머지 3조1600억원은 매출 규모가 비교적 낮은 연 매출 30억원 미만의 가맹점에서 발생했다.
가맹점수수료는 카드사와 가맹한 업주가 카드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말한다. 지난 2012년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에 근거해 3년 마다 적격비용을 확인받고 결정된다.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 △일반관리비 △결제대행사(VAN) 수수료 등 카드결제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고려해 조정된다.
앞서 일반·대형가맹점들이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했다. 한국마트협회 등 중소상인 단체 소속 회원과 연대 단체 100명은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 앞에서 '롯데카드 수수료 인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간 일반·대형가맹점 수수료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에서다. 박용만 한국마트협회 회장은 "일반·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은 3년마다 소폭 인하되거나 되려 인상되면서 부담이 큰 반면,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은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며 "그 와중에 현재 롯데카드가 업계 최고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마트협회가 지난 3월 협회 소속 중소마트 500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 2022년대비 지난 1분기 카드사별 일반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율 변동 현황은 △비씨카드 2.13%→2.15% △롯데카드 2.12%→2.13% △하나·우리카드 2.08%→2.09% △삼성카드 2.08%→2.07% △국민카드 2.05%→2.06% △농협카드 2.02%→1.98%다.
비씨카드가 0.02% 포인트(p), 롯데·하나·국민카드가 0.01%p 인상됐다. 신한카드는 2.04%로 변동이 없었으며 농협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0.04%p, 0.01%p 인하됐다.
반면 연 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은 신용카드 기준 지난 2012년 4.5%에서 2021년 0.5%로 인하됐다. 매출 규모가 작은 가맹점의 수수료율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서다.
협회는 비씨카드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가장 높지만 비씨카드는 체크카드 비중이 높아 부담이 덜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 내 롯데카드의 수수료율이 가장 높아 인하 요구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인하 촉구를 위한 롯데카드 가맹 계약 해지도 이어지고 있다. 협회 회원사 6000개 중 1000개가량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 요구가 시작된지 2달가량 지났지만 협상에 진전은 없다. 홍춘호 한국마트협회 이사는 "이달 초 한국마트협회와 롯데카드간 협상 테이블이 있었으나 '조정의 여지가 있다'는 말만 들었을 뿐 유의미한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반·대형가맹점들은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이 한 곳에 쏠렸다는 입장이다. 전체 가맹점 중 5%도 되지 않는 소수의 일반·대형가맹점들이 카드사 수수료 수익의 76%를 담당하고 있단 점에서 점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단 설명이다.
실제 국내 가맹점 비중을 살펴보면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283만9000곳(72.3%)에 달하는 반면 연 매출 30억원 초과 일반·대형가맹점은 17만8000곳(4.5%)에 그쳤다.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이 정한 수수료율 적격비용 체계 안에서 산정하고 있으며, 각사별로 원가구조가 달라 수수료가 상이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 시기가 도래한 만큼 금융당국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2년 2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테스크포스(TF)' 구성하고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되는 구조를 개선하고자 했지만 논의 결과 발표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 개편안은 산정 주기를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방안이 포함되도록 구상중이며 전체 가맹점과 카드사간 충분한 의견 조율·협의를 거쳐 발표될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수료율 시스템이 누군가 우대를 받으면 다른 누군가는 우대를 받지 못하는 구조"라며 "전체 가맹점 중 영세 가맹점 수수료율 95%에 달하다 보니 나머지 일반·대형가맹점 수수료 수익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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