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시하 기자]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에 출시하는 보급형 전기차에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고 주요 광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NCM 배터리와 LFP 배터리의 가격 차이가 줄었고, 환경부가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한 상황에서 굳이 LFP 배터리를 탑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뛰어나지만, 저온에서 주행 및 충전 성능이 떨어지고 무게가 무거워 전비가 떨어질 수 있으며 재활용도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에서 LFP 배터리를 탑재하면 보조금이 삭감되기 때문에 LFP 배터리를 탑재해 출고가를 낮춰도 소비자가 구매하는 비용은 NCM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아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부가 운영하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구매보조금 지급대상 전기승용차는 11개 완성차 업체의 72종이다. 이 중 NCM 배터리를 포함한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63종, LFP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9종다. 기아 ‘레이’, 테슬라 ‘모델 3 RWD’·‘모델 Y RWD’, KG모빌리티 ‘코란도 EV’·‘토레스 EVX’ 등 3개사를 제외하고, 8개사에서는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한 차량만 출시했다.
또한 국내 출시를 앞둔 보급형 전기차 기아 ‘EV30’과 볼보 ‘EX30’에도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LFP 배터리가 탑재될 거라는 예상을 깨고 NCM 배터리가 탑재됐다. EX30의 경우 유럽에서는 LFP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도 판매되지만, 국내에서는 NCM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만 출시한다고 밝혀 그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이에 볼보자동차 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고객의 니즈와 가격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 NCM 기반의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단일 파워트레인을 도입하게 됐다”며 “추후 LFP 배터리 라인업 도입 계획은 미정이지만 고객들의 수요에 따라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 역시 “LFP 배터리는 겨울철 주행거리가 떨어지는 면도 있고, NCM 배터리가 주행거리나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기 때문에 성능 면에서 더 좋은 배터리로 평가된다”며 “단점이 LFP 배터리보다 비싸다는 거였는데 가격 목표도 적절하게 맞아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개발한 NCM 배터리를 탑재해 성능과 가격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가격과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보급형 전기차라도 LFP 배터리보다 NCM 배터리가 더 적합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리튬이나 니켈 등 광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공급과 수요가 큰 폭으로 차이 날 때는 NCM을 포함한 삼원계 배터리 가격이 높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LFP 배터리는 사용 후 유가 금속 추출에도 수익성이 떨어져 땅에 묻어야 하는데 환경오염 문제가 우려되고, 현재 상용화된 기술 수준으로는 NCM 등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100% 전동화 전환에 앞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LFP 배터리 도입이나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중국 CATL 등이 삼원계 배터리 성능을 뛰어넘는 LFP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배터리 3사도 뒤늦게 전기차용 LFP 배터리 개발과 양산에 서두르고 있다는 것을 볼 때 분명 LFP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에 비해 뒤늦게 LFP 배터리 양산에 뛰어들었다. 중국 CATL이 지난달 25일 개막한 ‘2024 베이징 오토쇼’에서 완충시 주행거리 1000km, 10분 충전시 주행거리 600km를 확보할 수 있는 LFP 배터리 ‘신싱플러스’를 공개했지만, 국내 배터리 3사는 아직 LFP 배터리 양산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가격과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국내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LFP 배터리 양산 시기는 빠르면 2025년 하반기, 통상적으로 2026년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CATL과 비교했을 때 순서로 따지면 늦은 게 맞지만 CATL은 LFP 배터리 생산을 먼저 시작했고, 국내 배터리사는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다가 LFP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LFP 배터리 기술 자체가 기존에 없었던 기술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 맞춰서 가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느 고객사와 어떤 개발을 하고 있다고 밝힐 수는 없지만, 분명 LFP 배터리에 대한 고객사의 요청과 수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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