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조나리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28~29일 일정으로 방한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지난해 1월 UAE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300억 달러(41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은 바 있다. 당시 재계 총수들로 꾸려진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던 만큼 이번 만남을 통해 후속 논의가 이뤄질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이외에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조만호 무신사 총괄대표가 초청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이날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면담을 가진 후 2세션에서 방시혁 의장과 김택진 대표 등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 대표들을 별도로 만났다. 업계에선 첨단 및 전통 산업 뿐 아니라 문화·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도 투자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반도체·에너지·방산 협력 확대 전망
지난해 산업은행은 무함마드 대통령의 투자 약속에 따라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파트너십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무바달라는 2840억 달러(약 380조원)의 자금을 운용해 전세계 국부 펀드 순위로는 13위다. 자산 규모는 아부다비투자청에 비해 작지만 왕실이 관여하는 만큼 위상은 더 높다는 평가다.
이후 기재부와 산은은 무바달라 내 국내 투자처를 선정하고 △에너지 △정보통신 △농업 △생명공학 △항공우주 △K컬처 6개 분야를 우선 투자 대상으로 지정, 20억 달러를 투입했다.
이번 면담에선 첨단 기술과 방산,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2019년 UAE 출장에서 당시 왕세제였던 무함마드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같은 해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 라인을 둘러보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과 무함마드 대통령은 5G 이동통신, 반도체, AI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의 경우 SK에코플랜트가 UAE 및 오만에서 그린수소 프로젝트 사업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UAE 국부펀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와 그린 알루미늄, 친환경 모빌리티,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부문에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원전·방산 분야의 양국 협력 사업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협력해 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서는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UAE가 한국산 무기의 추가 도입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UAE는 2022년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천궁-Ⅱ를 35억 달러(약 4조6000억원) 규모로 도입한 바 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2009년 왕세자 시절 한국이 UAE 바라카 원전을 수주할 수 있게 지원한 바 있다. 특히 한국전력이 참여한 바라카 원전 4호기가 올해 상업 가동을 시작할 예정으로, 추가 협력이 예상된다.
한편 무함마드 대통령은 2022년 5월 이복형인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 국왕이 서거한 후 대통령직에 올랐다. 무함마드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윤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UAE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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