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1974년생 올해부터 본격 은퇴...베테랑 빈자리에 업계 걱정 커져
[아시아타임즈=오승혁 기자] 국내 산업계가 올해부터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는 것에 따른 인력난 심화를 걱정하고 있다.
포스코의 정년퇴직 예정자 교육 모습. (사진=포스코)
28일 업계에 따르면 매년 100만명 내외가 태어났고 현재 740만명이 일하는 중이라 국내 경제활동인구의 25%를 차지하는 2차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면 구조적인 인력난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떠난 자리를 대체할 청년(12∼22세) 인구는 2차 베이비부머의 56%에 불과하다.
특히 이들의 높은 숙련도에 의지하던 전통 제조업 생산직과 설치 및 AS 현장직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이 고된 것에 비해 급여와 복지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젊은 세대들의 선호도가 낮은 각종 제조업 현장은 이미 외국인 근로자로 자리를 채우고 있다.
플랜트 건설 분야, 화물 운송 등에서는 외국인 고용 허가가 나지 않아 더 큰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미 상당 부분을 외국인 노동자에게 의존하고 있는 조선소에서는 베테랑인 2차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도크에서 후판 용접 등을 하는 생산직 2만7000명 중 42%(1만1400명)가 50세 이상이다. 신규 직원만으로 향후 4년간은 일감 걱정이 없을 정도로 수주량을 확보한 지금과 같은 호황을 누리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또한 향후 5년간 생산인력(1만3500명)의 20%인 2700여 명이 은퇴한다. 섭씨 1000도가 넘는 고로에서 고유의 레시피로 고품질 철을 만드는 업무 특성상, 20~30년간 고도의 노하우를 체득한 기술자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극한 환경에서 일하려는 젊은이들은 계속 줄고 있어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국가 기밀 보호와 노조 반대로 외국인 고용 허가가 나오지 않는 플랜트 건설 분야에서는 사우디 아람코가 9조원을 투입해 울산에 석유화학단지를 짓는 '샤힌 프로젝트' 인력난을 우려하고 있다. 2만명이 필요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공기가 지연될 상황에 놓여 있다.
안전 문제 등의 이유로 외국인이 일할 수 없는 대형 화물트럭 운송 시장의 운전자들은 이미 50대 이상이 90% 가량이다. 이들의 은퇴가 진행되면 인력난은 심화될 전망이다.
에이스침대는 인력난에 따라 정년이 된 직원을 65세까지 재고용하며 각종 채용박람회에 나가 젊은 직원을 구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퇴사가 더 빠른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1년간 21명이 입사했다 퇴사했다. 이 중 14명이 20~30대였다.
여성 2차 베이비부머가 지탱하던 급식업계도 근심이 크다. 삼성웰스토리가 전국 500여 개 사업장에서 고용 중인 조리보조원 8000명 중 67%가 50~60대 여성이다. 국내 엘리베이터 설치·AS를 책임지는 50대 인력이 은퇴하면 향후 엘리베이터 사고 대응이 미흡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엘리베이터 설치 인력은 약 5000명으로 평균 연령이 50대 후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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