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의대정원 증원이 최종 확정됐지만 의료계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연일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은 27일 ‘의학교육 파국 저지를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32개 의과대학 총장들을 향해 “의대정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관련 재항고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입시요강 발표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의료계는 서울고법이 17일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 대한 기각 및 각하 결정을 내리자 대법원에 재항고한 상태이다. 각 의과대학은 대교협의 심의가 완료됨에 따라 증원분이 반영된 신입생 모집요강을 31일 최종 발표하게 된다.
전의교협과 의협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의대정원 증원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료계의 뜻을 분명히 전하면서 의대총장들에게는 입시요강 발표 중지를, 사법부에는 소송지휘권 발동을, 정부에는 대법원 최종 결정 전까지 행정절차를 중지하고 대법원 재판에 즉시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성명서를 낭독한 조윤정 고려대 의대 교수협의회 의장은 현 상황을 ‘의료농단, 교육농단’이라고 표현하면서 섣부른 의대정원 증원은 결국 공공복리의 근간인 의학교육 현장을 붕괴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프랑스, 미국에서도 2년에 걸쳐 연간 정원의 10% 이하인 2.6~8%만 증원(5700명~1만명)했는데 지난해 5월 이미 확정 발표된 의대 입시모집요강이 갑자기 올 2월 정부의 2000명 증원 발표로 입시현장을 대혼돈으로 만들었다는 것. 2000명 증원에 대한 근거도 불충분할뿐더러 이를 뒷받침할 의대 교육 인프라도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늘어난 정원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것이 의료계 측의 주장이다.
의협은 전국 촛불집회로 엄포를 놨다. ‘대한민국정부가 한국의료를 사망선고했음’을 국민에게 알리고자 30일부터 전국 권역별 촛불집회를 열겠다는 것. 이미 26일 촛불집회 계획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됐으나 의협은 이때만 해도 근거 없는 보도라며 한발 물러서는 듯했다. 하지만 27일 공식으로 집회 계획을 발표하며 서울 및 수도권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다른 지역은 의사회별 협의로 정해진 장소에서 각각 촛불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의대증원 관련 절차들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다른 의료개혁 과제 추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금주에는 의료개혁 특별위원회 산하 4개 전문위원회의 2차 회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8일 전달체계 지역의료 전문위원회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지원방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의 지나친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숙련인력 중심으로 중증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가 개선과 평가기준 마련, 인력 운영체계 개선 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30일에는 의료사고안전망 전문위원회를 열고 의료사고 처리 특례 적용의 전제조건인 충분한 의료사고 감정 기회 제공을 위한 의료분쟁 조정·중재 제도 혁신방안을 논의한다.
한편 의대정원 증원을 받아들이지 않는 의료계의 집단행동 속에서 전공의 단체들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복귀에도 큰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27일 중수본 회의에서 “의대정원 증원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전공의들은 갈등과 대립을 거두고 수련병원으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며 “복귀가 늦어질수록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이 커질 뿐 아니라 전공의 본인의 진로에도 불이익이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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