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하 밸류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금투세의 밸류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묻는 질문에 "당국자가 아니어서 금투세 시행에 대해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거래소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공제그룹별 연간 5000만원 혹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초과수익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지방세를 포함하면 세율은 22%나 27.5%에 달한다. 당초 2023년 시행될 예정이다가 여야 합의로 시행 시기를 2025년으로 연기했다.
정부는 올해 초 금투세를 폐지하기로 하고 다시 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다수인 21대 국회의 벽을 넘지 못 했다.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연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내는 개인투자자의 상위 1%에 불과하다면서 내년부터 강행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부자 감세'를 용납할 수 없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금투세 도입으로 과거 대만과 같이 '큰손'들이 증시를 떠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인투자자 뿐 아니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밸류업은 자본시장의 허들을 낮추고 생산성이 높은 분야에 자금을 공급해 자본시장이 실물 경제에 이바지하는 게 큰 틀인데, 금투세 부과 대상이 당시 고소득, 고자산가라고 했던 그 기준이 과연 지금 상황에서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금투세 도입 당시가 석기시대라면 지금은 철기시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차원이 달라졌다"며 "일반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가 활발하고 대체 투자 자산이 많아진 상태에서 배당 등에 금투세를 도입하면 시장 유동성이 감소하고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금투세는 단순 세수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간엔 부동산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경제 구조의 미래를 자본시장에서 찾을 수 있도록 어떤 방안이 필요한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이사장도 강하게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금투세의 밸류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 이사장은 이 원장이 '개인적인 욕심이나 계획은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를 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대통령실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데 대해서는 "법령의 개정을 책임지는 금융위원회, 감독과 제재에 대한 책임을 맡고 있는 금감원, 불법 공매도 탐지 등 시장관리를 하고 있는 거래소 등 3개 기관이 자기 역할을 해나가면서 (공매도 재개가) 최종 결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복현 원장에 발언에는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 "불법 공매도를 좀 더 신속하게 탐지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중앙 차단 시스템인 'NSDS'(Naked Short Selling Detecting System)를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NSDS' 개발 기간에 대해 "1년이나 많이 단축하면 10개월 정도로 생각을 하고 있다"며 "가능한 단축을 위한 노력을 하겠지만 단축만이 능사는 아니고 결국 얼마나 안정적 시스템을 만드느냐고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최선의 내용으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중앙점검 시스템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불법 공매도 문제를 해소하고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공매도는 재개하지 않는다"고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상반기까지로 예정됐던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는 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증권 유관기관과 'NSDS' 등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방안을 공개한 것은 지난달 25일로, 시스템 개발이 늦어진다면 내년 상반기에나 공매도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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