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한국은행이 물가 상방 리스크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지만 시장에서는 8‧10월엔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를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로 인해 내수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 역시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어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가는 경로에 확신이 들면 금리를 정상화시키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며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 향후 물가 흐름이 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점쳐진다.
2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26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선 하반기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물가가 상방 압력을 받고 있어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더욱 경제 성장세 개선, 환율의 변동성 확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등 대내외적인 요인들로 인해 한은이 금리를 서둘러 내려야할 명분이 약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은이 8월 또는 10월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존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며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내수는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전분기대비 1.3% '깜짝' 성장했지만 이는 순수출의 영향이 컸다. 내수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지만 최신 스마트폰 출시와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 등 일회성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은은 2분기 조정을 거쳐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지만 '수출 회복, 내수 부진'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때문에 내수 부진에 대응해 한은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게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한은 역시 내수와 수출간 괴리가 크고 내수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들이 심하기 때문에 물가가 안정됐다는 확신이 되면 제약적인 금리 수준을 정상화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기와 폭을 두고는 8월 또는 10월, 1회 또는 2회 등으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수출 증가에도 내수 회복이 제한될 것으로 판단한 점은 제약적인 금리 수준이 내수 추가 위축의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7월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 의견 출현을 시작으로 금리 인하 시그널링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민간소비가 2분기 부진하고, 하반기부터는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한은의 전망은 결국 하반기 금리 인하가 전제되며 민간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표현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첫 인하 시점은 8월로 예상하며 연내 인하 횟수는 글로벌 통화정책 다이버전스의 확산 정도, 3분기 미국 펀더멘털 방향과 9월 연준의 인하 여부, 그리고 국내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의 2.5% 하회 여부에 따라 횟수도 확대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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