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해가 어려운 '기묘한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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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해가 어려운 '기묘한 소통'

아시아타임즈 2024-05-24 14:36: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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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A기업의 언론 소통방식에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 회사의 문제를 홍보대행사와 기자에 조건을 제시하는 소통을 당연하다는 듯 이어오고 있다. 

지난 19일 기자는 지난 1분기 A기업의 공시를 바탕으로 비금융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는 취지의 기사를 게재했다. A기업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을 변경했는데, 대체불가능토큰(NFT)과 블록체인에 대한 사업목적을 삭제하고 여타 비금융업에 대한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해당 사실이 1분기 공시에도 등록돼 사실을 확인하고 기사를 쓰기로 결정했다.

사업목적은 상장사가 어떤 사업을 하겠다는 일종의 청사진이다.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것 자체는 대단한 일이 아니다. 다만 A기업의 경우에는 NFT, 블록체인 등 최근 관심이 많은 금융권 사업 대신 제조업의 내용을 추가했다. 당장 변화는 없겠지만, 향후 중장기 시각에서 사업 방향성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의미다.

기자는 A기업의 사업목적이 변화했다는 점을 공시를 통해 파악하고 홍보 담당자에 연락을 했다. 이후 기자와 A기업, A기업 홍보대행사 사이 심리전이 펼쳐졌다.

연락을 받은 A기업의 홍보 책임자는 본인이 휴가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홍보대행사를 통해 연락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해가 쉽지 않은 대응이다. A기업 공시에 관련한 취재 질문을 하려는데, 본인의 휴가를 핑계로 이를 A기업의 외부 타사인 홍보대행사에서 답변하는 것이다. 그러면 A기업의 답변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이상함을 느낀 기자는 A기업의 공시 책임자에게 연락하면 되느냐고 재차 운을 뗐지만, 돌아온 답변은 "아니오"였다. 지난 1분기 A기업 공시 작성 책임자는 부사장 명의로 돼 있었다. 해당 홍보 책임자가 팀장급이니, 부사장에게 연락하겠다는 기자의 반응은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연락을 한 A기업의 홍보대행사에 A기업에게 해야 할 질문을 했다. 홍보대행사에서 문자로 다시 넣어달라는 센스는 돋보였다. 기자는 A기업의 입장을 듣기 위해 홍보대행사에 다시 정리된 질문을 문자로 넣어야 했다. 돌아올 답장이 대충 예상됐고, 예상대로 시간이 걸려 원론적인 수준의 답장을 받았다.

대신 기자는 금융권 내 다른 상장사를 보충 취재해 공시상 사업목적 변경에 대한 의미와 의도, 이유를 듣고 내용을 보충했다. A기업이 아니라 타사를 통해 사업목적 변경의 의도와 이유를 문의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게 나온 기사에 대해 A기업 홍보대행사는 내용의 수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문장을 제3자적 시각으로 수정해달라는 '튜닝'과 일부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서 수정해달라는 장문의 요청이 문자로 도착했다.

'휴가중'이라는 A기업의 홍보 담당자와 논의했을 것이 확실하게 짐작될 정도로 수정 요청사항은 취재 질문에 대한 답장과는 달리 아주 세세하게 구성돼 있었다. 해당 답변에서도 A기업은 제조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A기업은 공시에서 향후 제조업으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을 시사하는 내용을 암시했다. A기업이 실제 금융업을 축소할지는 가능성의 분야다. 건전성에 대한 부담도 있고 금융당국 중징계를 둘러싼 행정소송을 진행하는 등 오너 리스크도 있지만, 아직 저축은행 두곳과 증권사를 운영하는 것도 사실이다.

단 조선소 컨설팅사업을 진행하는 선박기계와 해상크레인 업체를 운영하고 있어 중공업에 한발을 걸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 금융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새로운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중공업의 비중 확대를 고민했다고 솔직하게 언급했더라면 더 나은 대응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공시에 대한 질문은 당사 담당자가 직접 답변하는 것이 신뢰도 측면에서 더 낫지 않느냐는 물음도 던진다. 아무리 홍보대행사지만 A기업이 아닌 외부의 제3사가 답변하는 내용이, A기업의 담당자가 직접 답변하는 내용보다 나을 수 있겠냐는 의문이 크다.

A기업은 소통 방식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공시된 내용을 부정하고 주의를 들리려는 답변, 인원의 부족을 양해해 달라는 답변이 오히려 '진정한 소통'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지 않았는지 말이다. 이참에 '쓴소리'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회사 전체가 방향성을 고민해보는 게 건설적이지 않는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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