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에 갇힌 여야, 민생 손 놓은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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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에 갇힌 여야, 민생 손 놓은 국회

한스경제 2024-05-23 14:30: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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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 추가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 추가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특검법 관철을 위해 장외투쟁까지 돌입했고, 국민의힘은 이탈표 단속에 나서며 사활을 걸고 있다.

문제는 4·10 총선이 한 달 넘게 지났지만 이 기간 단 한 건의 민생 법안을 처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3일 기준 국회가 처리한 법안은 여야 합의로 지난 2일 본회의 문턱을 넘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뿐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계류된 법안은 총 1만6726건이다. 

원자력발전 전면 중단 사태를 막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을 비롯해 대형마트 주말 의무휴업 규제를 완화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등 민생을 위한 법안들이 오는 28일 21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될 운명에 처했다.

특히 고준위방폐물법이 대표적이다. 해당 법안은 풍력발전보급촉진 특별법(풍력발전법)과 함께 처리하는 것으로 여야가 입을 모았으나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연계를 주장하면서 최종 합의에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본회의 전 상임위원회 전체회의 소집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방폐장을 짓는 데만 30년이 넘게 걸리는 상황에서 법제화가 늦어지면 최악의 경우 원전 가동을 멈춰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현재 국내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할 곳이 없어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들은 모두 해당 원전 부지 내에 임시로 보관 중이다.

이밖에도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 △모성보호 3법(남녀고용평등법·고용보험법·근로기준법 개정안)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시설에 투자한 비용의 25%에 대해 세액을 감면하는 'K칩스법' △△10년 이상 된 노후 차를 신차로 바꾸면 개별소비세를 70% 한시적으로 감면해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여야는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논의에 나서고 있지만, 실상은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둘러싼 수 싸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22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예정대로 표결에 부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이 법을 지금 해결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국회법의 신속안건처리제 취지대로 21대 국회 내에 채상병 특검법을 마무리할 시점이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 등 범야권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이번 21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않더라도, 22대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고회의에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던 말은 날카로운 화살촉이 돼서 대통령 자신을 향하고 있다"며 "여당은 이제라도 국민의 죽음을 외면하는 나쁜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정권의 폭주와 무책임으로 국민의 삶은 벼랑 끝에 내몰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묻지마 거부권을 남발하며 폭주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민생 회복의 불씨를 살리고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내부 이탈표 잡기에 한창이다. 무기명 재표결에서 야권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단 가정 아래, 여당 의원 17명이 찬성표를 던지면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문턱을 넘게 된다. 50여 명이 넘는 여당 내 낙천·낙선·불출마 의원 표심이 최대 변수로 꼽히는 이유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단일대오에는 큰 이상 기류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지극히 일부 개별적인 의원님들께서 대외적으로 견해 표명하신 것 저희도 잘 듣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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