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 아끼고 간직해 온 소장품 가운데 한국 구상화단의 형성과 성장에 자양분이 된 1960-1970년대 구상회화를 재조명하는 전시 ‘MMCA 기증작품전: 1960-1970년대 구상회화’를 오는 9월 22일까지 과천관 2층 3,4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자기 반영적이며 사적인 재현에서부터 장소와 일상, 삶의 변화를 보여주는 풍경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공감하는 독특한 서정성을 띤 33명의 작가,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출품작 150여점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증받은 작품들로, 이 중 ‘이건희 컬렉션’이 104점이다.
기증 작품 가운데 비교적 소홀히 다루어진 1960-1970년대 한국 구상회화 작품을 한국 미술의 흐름과 작가의 생몰연도를 기준으로 소개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작가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1960년대 이후 추상화가 한국 현대미술의 대세가 되면서 아카데믹한 그림은 구시대의 미술로 여겨지거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추상회화의 연쇄적인 파상에 밀리면서도 구상회화의 영역에서 착실하게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키워낸 소중한 작가들도 있었다. 시대가 변하고 새로운 조형개념이 출현하더라도 선택적 시선으로 보이는 그대로를 충실히 묘사하는 표현양식은 한국회화의 토양을 굳건히 다져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가들은 자연에 관한 서정성과 사실적인 표현을 바탕으로 우리의 회화를 이끌고자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한국 구상미술의 중심에는 1958년 설립된 작가 단체 ‘목우회’가 있다. ‘우리의 미술은 아카데미즘의 토대를 튼튼히 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던 이종우, 이병규, 도상봉, 이종무 등이 주축이 돼 창립한 단체로, 이번 전시에도 목우회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이 여럿 나왔다.
이병규(1901∼1974)는 녹색을 주로 사용해 인물과 풍경 등을 표현했던 작가다. 근무했던 학교 온실의 나무와 꽃을 묘사한 ‘온실’ 연작과 역시 온실을 배경으로 한 ‘자화상’ 등을 볼 수 있다.
도상봉(1902∼1977)은 정물화로 유명하지만 풍경화도 많이 그렸다. 풍경화 역시 정물화처럼 단정하다. 안정된 구도로 겨울 풍경을 그린 ‘설경’ 등 정물화와 풍경화 16점이 소개된다.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이동훈(1903∼1984)이 가을의 계룡산을 그린 그림, 여인의 옆모습을 동양화 분위기로 묘사한 김형근(1930∼2023)의 인물화, 이른 아침 배가 들어온 선착장의 풍경을 담은 강정영(1947∼2003)의 그림, 해안가에서 어구(漁具)를 정리하는 여성과 그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성의 모습을 그린 김춘식(77)의 ‘포구’ 등 일상 모습이나 노동 현장을 담은 그림들도 전시된다.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다채롭게 전개되어 온 한국 구상회화의 바탕과 여정을 살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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