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의 특별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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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의 특별한 전시

더 네이버 2024-05-23 10:17:33 신고

Cartier, Crystallization of time

1 봄기운 완연한 자연을 연상시키는 트레저 피스 파트.  ©Cartier ©Victor Picon 2 시계 인덱스를 연상시키는 12개의 빛 기둥 아래로 탁상시계를 배치한 이번 전시의 핵심이자 프롤로그 파트. ©Cartier ©Victor Picon 3 전시 도입부를 장식한 스기모토 히로시의 ‘타임 리버스드’, 2018 ©Yuji Ono  4 전시장 입구 전경. ©Cartier ©Victor Picon 

시간의 동굴 속으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시는 2019년 도쿄국립신미술관(Tokyo National Art Center)에서 열린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로 진행하는 전시다. 까르띠에의 이미지, 스타일&헤리티지 디렉터 피에르 레네로(Pierre Rainero)는 “까르띠에 작품들에는 영속적인 요소가 있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영원히 지속되길 원하는 가치와 끊임없는 변화를 의미 있게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 속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한 것”이라고 전시 의도를 소개했다. 
5년 전 첫 번째 전시와 마찬가지로 이번 전시 디자인 역시  아티스트 스기모토 히로시와 건축가 사카키다 토모유키가 설립한 신소재연구소가 맡았다. 2018년 봄, 전시를 준비하며 파리 방돔 광장 근처에 위치한 까르띠에 공방에 다녀왔다는 신소재연구소 건축가 사카키다 토모유키는 “자연의 아름다움에는 시간이 새겨져 있다. 이번 전시를 구성하며 가장 집중한 것은 시간의 의미를 전시 전반에 설득력 있게 담아내는 것이었다. 돌과 나무 등 자연 소재를 전시장 전반에 다수 활용한 건 바로 이런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관람객들이 동굴을 탐험하는 것처럼 억겁의 시간 동안 지구가 펼쳐온 막대한 힘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랐다. 거칠어 보이는 돌과 까르띠에 젬스톤을 대비시켜 돌 안에 쌓여 있는 시간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아티스트 스기모토 히로시는 전시 각 챕터 마지막에 자신의 소장품과 한국 고미술품 컬렉터의 컬렉션 중 선정해 까르띠에 작품과 매칭하는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신소재연구소는 일본에서 채굴되는 오야석(大谷石)을 켜켜이 쌓고, 1000년 이상 된 고목을 오랜 시간에 걸쳐 말리고 가공해 불상을 조각하는 전문 장인에게 의뢰해 토르소를 만드는 등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오래된 자연 소재와 현대적 소재를 까르띠에의 작품과 공명하는 아름다운 전시 디자인을 완성했다.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자매기관인 중앙화동재단 부설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과 협력해 날실을 꼬아 만든 한국의 전통 패브릭 ‘라(羅)’를 캐노피처럼 길게 늘어뜨리고 그 안에 삼나무 소재의 쇼케이스를 배치한 것 역시 품격 있는 이번 전시에서만 누릴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1 진귀한 보석의 소재와 색채에 주목한 챕터 1  전경. ©Cartier ©Victor Picon  2 오야석과 우드 소재를 활용해 주얼리의 형태와 디자인에 집중한 챕터 2 전경. ©Yuji Ono 3 범선이 뒤집힌 듯한 전시장의 챕터 3 전경. ©Yuji Ono

시간을 관통하는 세 가지 챕터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시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은 길이 3.5m의 거대한 시계다. 1908년 제작된 까르띠에 제품을 스기모토 히로시가 시침과 분침이 거꾸로 가게끔 재구성한 3.5m 높이의 괘종시계로 시작된 전시는 12개 기둥에서 빛이 쏟아지는 원형 공간으로 이어진다. 눈부신 조명 아래에는 까르띠에의 아름다운 탁상시계가 배치되어 있다. 미스터리 클락과 프리즘 클락을 통해 전시의 프롤로그이자 이번 전시의 핵심 테마인 시간을 표현했다.
본격적인 전시는 총 세 개 챕터로 나눠 진행된다. 첫 번째 챕터 ‘소재의 변신과 색채’에서는 독보적인 노하우로 소재와 색채를 다뤄온 까르띠에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플래티넘을 가미해 광채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다이아몬드, 규화목과 같은 독특한 소재, 블루 사파이어와 그린 에메랄드, 형형색색의 뚜띠 프루티 등 다양한 보석을 이용한 대담한 색채 조합까지, 어둠 속 빛을 따라가다 마주하게 되는 진귀한 보석 작품이 주는 감흥은 경이롭다.
두 번째 챕터는 ‘형태와 디자인’을 테마로 한다. 마그마가 굳으면서 생긴 거칠고 갈라진 표면의 오야석을 불규칙적으로 쌓고, 그 사이사이 간결한 우드 케이스 안에 아름다운 주얼리를 배치해 이질적이되 오묘한 조화를 느끼게 한다. 자연의 선을 완전하게 표현한 ‘에센셜 라인’과 ‘스피어’, 주얼리 디자인의 건축적 요소를 조명하는 ‘뉴 아키텍처’, 주얼리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옵틱스’, 주얼리와 무관해 보이는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까르띠에의 도전 정신이 담긴 ‘혼돈 속의 조화’, ‘일상에 깃든 아름다움’ 등을 볼 수 있다. 
1914년 손목시계 패턴 디자인으로 처음 등장한 이래 까르띠에를 상징하는 모티프가 된 팬더의 다채로운 면면을 볼 수 있는 전시도 이어진다. 변화무쌍한 디자인으로 자리 잡은 팬더는 다양한 몸짓과 표정을 통해 개성을 드러내는 요소가 된다.
메종의 창립자 루이 까르띠에(Louis Cartier)와 그의 할아버지가 수집한 아시아, 이집트, 이슬람의 미술 건축 관련 문헌과 서적, 그리고 미술품 수집가이기도 했던 루이 까르띠에의 소장품에 관한 기록이 보관된 까르띠에 아카이브에서는 스케치와 드로잉을 포함한 풍부한 기록물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생생한 자료들은 까르띠에 디자이너들의 영감과 창작의 과정, 그리고 그 원천을 여실히 보여준다.
마지막 챕터는 ‘범세계적인 호기심’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다. 마치 나무로 만든 범선이 뒤집힌 듯한 전시장에는 이집트, 아시아, 아프리카 등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세계의 문화, 동식물에서 영감을 얻은 독보적인 작품들을 선별해 전시했다. 한국의 노리개를 연상시키는 브레이슬릿, 일본 공예품에서 착안한 화려한 장식의 배니티 케이스, 불사조에서 영감을 얻은 버드 클립 브로치도 눈에 띈다. 

1 챕터 3를 장식하고 있는 네크리스, 까르띠에, 2009, 개인 소장품. ©Cartier ©Victor Picon 챕터 2의 전시 작품. (우) 플래크 드 쿠(초커) 까르띠에 파리, 1903, 까르띠에 소장품.  (좌) 브레이슬릿, 까르띠에, 2014, 까르띠에 소장품. ©Cartier ©Victor Picon 3 스케치와 드로잉을 비롯한 풍부한 기록물을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 파트. ©Yuji Ono

주얼리와 예술 작품의 우아한 조화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로 각 챕터 사이 위치한 ‘트레저 피스’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 프롤로그의 역행 시계에 이어 첫 번째 챕터 마지막에는 스기모토 히로시가 일본 국보인 현판 원본 ‘동서장’이라는 글씨를 모사한 후 앤티크 패브릭으로 장식해 벽에 건 작은 전시 공간이 나온다. 그 앞에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나전 귀갑 산수문 빗접을 두고 까르띠에 티아라와 앤티크 오브제에 유리 지붕과 받침대를 더한 자신의 작품 ‘유리탑’을 나란히 전시해 동서양의 만남을 표현했다.
두 번째 챕터 마지막에는 9세기에 창건된 일본 절의 불화를 병풍 모티프로 두고, 오팔 브레이슬릿과 비파를 놓아 천상의 선율을 의미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챕터에는 만개한 등나무 병풍 앞에 매듭 모양의 브레이슬릿과 이어링을 둔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스다 요시히로의 나무 덩굴 조각품과 한국 컬렉터의 조선시대 백자 다각병을 나란히 배치해 봄기운 완연한 자연을 연상시킨다.
주얼리 전시의 또 다른 즐거움은 유명 인사의 진귀한 주얼리를 직접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번 전시에는 모나코 왕비였던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결혼식에서 착용한 티아라는 물론, 영국 에드워드 8세가 심프슨 부인에게 선물한 애장품 등이 여러 점 전시되어 있어 흥미를 배가한다. 1930년대 재봉틀 기업 ‘싱어’의 상속녀이자 당대 패션 아이콘이었던 데이지 펠로즈가 주문해 만든 ‘까르띠에 뚜띠 프루티 힌두 네크리스’와 189.345캐럿의 거대한 오팔을 세팅한 2015년 작 브레이슬릿 역시 주목할 제품으로 손꼽힌다.   

더네이버, 패션, 주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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