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 (긴글) 내가 피디를 그만 둔 이유중 하나
삼수까지하면서 원하는 대학을 갔던 이유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가 되고 싶었던 것이었으며,
다른 대학 동기들보다 연봉은 낮지만, 언시를 준비하면서 매일 밤을 새는 이 직업을 택했던 이유도 좋은 콘텐츠를 창작하는 피다가 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막상 7년을 일해보니, 이기주의의 끝판왕이 피디라는 직업이었다.
비단 피디뿐만 아니라, 영상 제작자들 대부분이 그랬지만..
내가 몸아왔던 곳만 두고 봐도..웃긴 일이 참 많았다.
1. 교통 통제
– 촬영이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교통 통제를 하면서까지 진행하는지 모르겠다. 10분이면 갈 거리를 촬영때문에 30분이상 걸리게 만들었었다. 항상 ‘촬영중입니다~~’라는 큰소리로 시민들에게 협박 아닌 협박하던 우리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도 상암에 가끔 지나갈 일이 있으면 그런 통제구역들을 보면서 헛웃음이 나온다.
2. 제작 소품 쓰레기
– 어떤 프로그램인지 말은 못하지만…시즌이 끝난 프로그램을 정리하는데, 모두가 제작에 사용하던 소품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팀은 1톤트럭을 6대 불렀다. 고작 몇%의 시청률때문에 6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버리는데 정말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러면서 정작 CP는 환경을 생각하자 라면서 플라스틱 빨대 이용하면 소리를 지르는 양반이었는데, 그 양반이 단 1초에 사용하겠다고 쿠팡에서 결제하게 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1톤트럭에 다 들어가 있었다.
3. 폭언
– 그 사람을 바라보고 꿈을 꾸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의 모습을 보고 난 사직서를 썻다.
외부인이 많으니 현장에서는 조용하다. 하지만 종편실만 가면 폭언이 난무하다. 이 부분은 자세히 후술하면 까발려질거 같아 줄이겠으나, 지금도 어린 피디들은 폭언속에 살고 있다. 정신과 약을 먹으면서 다니는 후배 및 동료들이 많았다. 상암의 새벽 거리에는 항상 구석 벤치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 또한 그랬다.
명절때 가족들과 함께하지 않고 출근해서 편집하고 난 이후에 돌아오는 폭언은 내게 큰 상처였다. 폭언을 내게 퍼부었던 이유는 하나였다. 자막에 느낌표를 넣냐 안넣냐였다. 그 선배는 새벽에 여자친구와 여행가서 술취한 후에 내게 전화해서 폭언을 퍼부었던 것이었다.
4. 카르텔
– 절대로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구조다. 해먹는 사람들이 해먹는다. 물론 어디가 안그러겠나 싶지만, 내가 쓴 기획안에서 이름이 빠져 CP로 결제되는 경우가 허다하며 비단 나만 당한 일이 아니다. 해주고 싶은 말은, 정말 창작을 원한다면 피디 직업은 비추한다.
사실 1% 이상 시청률이 집행되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다. 사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유튜브를 본다. 그럼에도 방송가의 사람들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다.
채널에 3가지 밖에 없던 시절의 피디의 권력은 상상초월이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미디어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채널이 다양해졌지만 그들은 그 권력에 심취해있다. 그래서 위와 같은 “국민 시청 권익”을 주장하며 백신을 먼저 놔달라고 또 언론에 흘리는거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저런 이기주의에 지쳐 사직서를 제출했었다.
왜 예능 프로그램 하나 때문에 먼저 백신을 처방받아야하는지 모르겠다. 상암 밖에는 직접적으로 생계를 위해 전투하는 자영업자 및 사업자 그리고 미생들이 있는데, 그들도 저런 주장을 하지 않는다.
수 많은 이유가 있지만, 난 저런 이기주의때문에 입봉작을 은퇴작으로 삼으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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