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간호사는 더 이상 티슈노동자일 수 없습니다. 간호법안은 반드시 21대 국회에서 통과돼야 합니다.”
간호사들이 스스로를 ‘티슈 노동자’라고 부르면서 간호사 처우 개선 방안이 골자인 ‘간호법안’을 21대 국회에서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여야에 요청했다.
앞서 지난 1일 보건복지부는 국민의힘 유의동·최연숙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간호 관련 3개 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단에 제출했다. 지난해 4월 간호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사직 등으로 인한 의료공백 사태를 겪으며 진료지원(PA) 간호사를 법제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당초 이르면 이달 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대했지만 여야 간 정쟁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개최가 연기되면서 간호법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번 정부 수정안에는 이전 다른 의료계 직역들의 반발을 불렀던 ‘지역사회’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보건의료기관, 학교, 산업현장 등 간호사의 근무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간협 탁영란 회장과 참석 임원들은 흰색 마스크를 쓴 채 ‘간호사’가 적힌 갑티슈에서 휴지를 뽑아서 버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간협 탁영란 회장은 “우리 간호사들은 스스로를 티슈 노동자로 부른다”며 “필요할 때 한번 쓰고 버려지는 간호사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지만, 필요할 때 쓰고 버려지는 휴지와 같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2만4000여명의 간호사를 새로 뽑지만, 1년 이내에 1만4000명이 간호사를 포기한다”며 “5년 이내에 간호사 80%가 간호 현장을 떠나간다. 우리 대한민국에 어떤 직종이 이런 이탈률을 가지고 있냐”고 지적했다.
높은 이탈률에 대해 탁 회장은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와 불확실한 미래, 불법에 내몰리는 열악한 환경 때문이라고 짚었다.
탁 회장은 “법적 보호조차 받지 못하기에, 간호 관련 법안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은 국민을 살리고 돌보는 일을 하는 간호사가 필요하지 않은 거냐. 숙련된 간호사가 없어도, 마치 휴지를 뽑듯이 간호사를 사용하고 부족하면 새로 뽑으면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대한민국은 간호사를 필요로 한다. 미래의 대한민국은 더욱 간호사를 필요로 한다”면서 “환자는 더 많아지고 노인들의 질환은 깊어진다. 우리 모두는 늙어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여야가 의사가 현장을 떠난 의료상황 앞에서 앞다투어 간호법안 제정을 약속했던 것을 언급하며 간호법 처리를 요청했다.
간협은 “21대 국회를 10여일 남긴 이날까지도 여야 정치인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환자를 떠난 의사들과, 자신의 정치 싸움을 위해 약속을 저버리는 정치인이 무엇이 다른지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정치 현안 때문에, 기분이 나쁘기 때문에 회의를 열지 않는 것인지, 상대방이 요구 안 하니 자존심이 상해 그대로 두는 것인지 답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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