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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호화 식단' 논란이 일었던 서울구치소가 식단표 게시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민의 알권리'를 명분으로 진행했지만 유영철, 강호순 등 흉악범들에 대한 혜택으로 비쳐지면서 식단표 공개에 부담을 느낀 결과로 보입니다.
2024년 5월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구치소는 '부식물 차림표'란 이름으로 공개했던 월별 식단표를 올 1월을 끝으로 게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호화 식단'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의식한 조치로 보입니다. 새해 첫날엔 불고기 등 반찬과 함께 유과 특식이 나왔고 지난해 크리스마스 연휴엔 사골곰탕, 떡갈비 등이 수감자들에게 제공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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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에는 유영철, 강호순 등 연쇄살인범을 비롯해 다수의 사형수들이 몰려 있습니다. 이들에게 특식을 제공한 것을 두고 "서민보다 사형수가 잘 먹는다"며 비판 여론이 일었습니다. 이곳에 흉악범들만 있는 건 아닙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받는 구속 피의자들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는 구속 피고인들도 주로 수감됩니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도 이곳에 있습니다.
식단표 게시를 중단한 게 위법은 아닙니다. 법무부 교정본부 관계자는 "식단표 공개는 전국의 각 교정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도 전국의 구치소, 교도소 등 각 교정기관을 살펴보면 식단표를 게시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이달만 보더라도 서울동부구치소와 서울남부구치소 등 주요 교정기관은 식단표를 게시했습니다. 서울동부구치소는 통상 전월 말이나 당월 초, 서울남부구치소는 당월 1일에 올립니다.
구치소보다 못한 경찰·군인 식단에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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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이 논란이 된 것은 최근 경찰·군대 등의 구내식당에서 제공되는 메뉴의 부실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서울 ○○경찰서 아침 식단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습니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가격은 5000원, 빠진 음식은 없다"라며 "다들 아침 먹고 힘내세요"라고 썼습니다. A씨가 첨부한 사진을 보면, 모닝빵 두 개와 그 안에 감자샐러드가 들어있는 것이 보입니다. 여기에 스틱형 딸기잼과 건더기가 들어있지 않은 스프. 해당 식단이 아침 식사의 전부였습니다.
빠진 음식은 없다고 말한 것을 보면 사진 속 식판은 아침에 배식되는 음식의 정량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물가가 오른 점을 고려하더라도 경찰서 구내식당의 5000원짜리 식단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또한 A씨는 "해당 서에서 근무 중인 직원은 식권을 매달 강제로 구매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지난 7월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격리된 병사에게 '부실 급식'을 제공한 부대가 있다는 사연이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해당 글을 올린 B씨는 "동생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격리시설에서 5일간 격리 생활을 하게 됐다"고 밝히며 동생이 받은 식판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공개한 사진에는 반찬으로 동그랑땡 2점, 구운 햄 2조각, 김치 몇 점이 있었습니다.
B씨는 "저는 2021년 초에 입대해 작년에 전역했다. (제가 복무하면서) 코로나19 격리를 할 때도 위와 비슷한 급식이 나왔는데, (당시에는) '군인이니 참아야 한다'고 여겨 참았지만 제 동생까지 이런 대우를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군대를 전역했거나 복무 중이고 또 자식들을 둔 부모의 입장이라면 이런 (부실 급식) 대우가 옳지 않다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유영철·강호순 왜 '소고기' 먹이냐" 논란에...서울구치소, 식단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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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을 공개했던 이유가 '국민의 알권리'였던 만큼 정보 공개 중단은 명분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식단표를 게시하는 교정기관들은 여전히 '국민의 알권리', '교정행정 투명성 제고', '국민의 정보 접근권 보장' 등을 이유로 삼고 있습니다. 서울구치소의 경우 2022년 내내 정보를 공개하다 휴식기를 거쳐 지난해 3월부터 올 1월까지 식단표를 게시해왔습니다. 이제 서울구치소 식단표를 확인하려면 정보공개 청구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호화 식단' 논란은 국경일에 지급되는 특식에서 비롯됐습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소장은 국경일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날에는 특별한 음식물을 지급할 수 있다'고 돼있습니다. 서울구치소의 경우 이달 15일 석가탄신일 특식으로 맛밤과 쿨피스가 제공됐습니다. 이때 1인당 1400원대 추가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통상 1700원 안팎에서 1인당 1회 특식 예산이 편성됩니다.
평소 식단은 쌀을 주식으로 제공됩니다. 수용자 1인당 1일 급식 비용은 5094원입니다. 한끼에 약 1600원꼴입니다. 지난해엔 1인당 1일 급식비가 4994원이었는데 해가 바뀌며 100원 올랐습니다. 급식비 자체가 상당히 낮지만 수용자들이 직접 밥을 짓는 등 인건비가 들지 않아 소고기 같은 식재료 사용이 가능합니다.
차림표 공개 중단 소식에 누리꾼들은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매 끼니 다채로운 반찬을 골고루 먹을 수 있다니 부럽다" "죄수들이 뭘 잘했다고 특식을 먹이냐" "국군 병사들이나 잘 챙겨라" 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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