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정수정 기자] 의사라는 직업은 언제나 많은 이들의 선망을 받아왔다. 대한민국에서 지난 20여 년간 자연계 대학 입학 성적 상위 10위가 모두 의대에 쏠리고 정부가 나서서 의대 증원을 발표하는 등 의사 지망생이 쏟아지는 분위기에서 ‘누가 의사가 될 것인가’, ‘무엇을 위해 의사가 되는가’ 라는, 의사 자질과 소명을 둘러싼 본질적인 질문이 화두가 되고 있다.
《칼날 위의 삶》은 뇌종양 연구 분야의 선구자이자 저명한 신경외과 의사인 라훌 잔디얼 박사가 20여 년간 수많은 환자들을 수술하고 치료하며 깨달은 경험을 담은 회고록이다. 저자는 악성 암을 가진 환자들의 마지막 희망인 수술을 집도하고 수천 명의 삶을 연장시키며 하루에도 몇 번이고 생명을 구하는 일과 생명을 잃는 일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셀 수 없이 많은 수술의 강행군을 이어가며 저자는 다양한 난제에 부딪힌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를 수술하는 일이 옳을까? 환자가 삶을 이만 놓아주고 싶다고 할 때 의사는 어떻게 답해야 할까? 필요한 의학적 조치와 환자의 신념이 상충할 때 의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수술실에서 환자들의 몸속과 뇌를 들여다보며 이런 엄중한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나간다.
저자는 뇌를 수술하는 일이 “한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과 같다”고 말한다. 이 책은 신경외과 의사인 저자가 피와 땀과 눈물로 써내려간 환자를 향한 존경과 애도의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치열한 수술 현장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며 겪은 이야기와 그들에게 배운 귀중한 교훈을 담아내, 환자들의 사례를 뇌 과학·의학 지식과 함께 생생하게 서술한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1분 1초의 차이로 생사가 갈리는 고군분투를 치러야 하는 의사에게 ‘환자를 살리기 위해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은, 어쩌면 평생 품고 가야 할 질문일지도 모른다. 의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고찰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대, 이 책이 의사 지망생뿐 아니라 삶과 죽음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 (심심/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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