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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신차 등록 기준, 처음으로 독일 3사를 꺾고 최고급차 반열에 우뚝 섰다.
1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올 1~4월까지 4만7758대가 신규 등록됐다. 금리 인상 여파 등 자동차 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0대 늘리는데 성공했다. 반면 국내 고급차 시장을 휩쓸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이른바 독일 3사는 이 기간 4만1858대에 그쳐 제네시스에 밀렸다. 제네시스는 SUV까지 라인업을 갖춘 상황에서도 독일 3사에 늘 밀렸지만 올해 처음으로 앞지른 것이다. 실제 제네시스와 독일 3사의 신차 등록 대수는 2021년 연간 2만9735대, 2022년 4만7929대, 2023년 4만3024대 등의 차이를 보이며 제네시스는 늘 열세였다. 그러나 올해는 독일 3사도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한 채 신차 등록 대수가 약 20%나 빠졌다. 전체 승용차 신차 등록 대수 역시 7.5%나 급감했지만 제네시스만 끄떡없는 모습을 보였다. 제네시스가 현대차 국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4% 수준에서 현재는 23%에 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2분기가 이제 시작된 만큼 연말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에서 독일 3사로 갈아타던 기존 시장 구조가 완전히 깨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자동차의 기본기, 편의기술, 주행성능, 브랜드 인지도 등 모든 부분에서 획기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제네시스가 독일 3사의 수요층을 빠르게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우디는 올해 신차 등록 대수가 6분의 1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제네시스 공세에 직격탄을 맞았다. 수입차업계의 한 임원은 “수입차 시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전후로 나뉜다”고 분석했다. 그는 “제네시스는 2015년 공식 런칭하면서 수입 고급차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는 등 독일차 중심의 수입차 시장을 재편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이제는 독일차 수요까지 제네시스가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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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의 엠블럼과 그 아래에 보이는 제네시스의 기함 G90. (사진=천원기 기자) |
이는 통계로도 증명됐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리서치 전문 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2022년 7월부터 작년 6월까지 자동차를 구매한 1375명을 대상으로 ‘마지막까지 비교한 차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제네시스와 벤츠’라고 답한 비율은 14.7%에 달했다. 그간 같은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벤츠와 BMW(13.2%)’를 처음으로 따돌린 것이다. 제네시스와 벤츠를 고민하던 소비자 64%는 최종 제네시스를 결정했고 제네시스와 BMW를 고민하던 소비자는 57%가 제네시스의 스티어링휠을 잡았다. 아우디와 스웨덴 고급차 브랜드 볼보는 각각 74%, 73%가 최종 제네시스를 탔다. 수입 고급차를 고민하던 고객이 마지막 구매 단계에선 제네시스로 마음을 굳히고 있는 셈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세계적인 고급차 브랜드는 고객이 나름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면서 “제네시스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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