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대학들이 직격탄을 맞는 가운데 특히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지역대학들에 전해지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전문대보다 일반대가 더 크게 받고 있다는 분석이 통계로 확인됐다. 10년간 학령인구 감소가 계속됐지만, 수도권 일반대에선 사실상 학생 수가 전혀 감소하지 않은 탓이다. 지역 소멸을 막고자 지방대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정부 기조인 만큼 지역 일반대 육성책뿐만 아니라 수도권 대학에 대한 구조조정 정책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10일 본지가 통계청과 한국교육개발원 등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일반대·전문대 학생 수는 총 236만 4543명이다. 전년(2022년) 대학생 수가 총 242만 8005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전체 학생 수는 무려 6만 3462명이 급감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일반대의 평균 학생 규모를 약 6500명 수준으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에만 대학 10곳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셈이다.
2013년까지만 해도 국내 대학생 수는 총 287만 8017명에 달했다. 하지만 불과 10년만인 2023년 대학생 수는 236만 4543명으로, 줄어든 숫자만 51만 3475명(17.8%)에 이른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전체 수험생 수(44만 4870명)보다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학령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었지만, 문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학생 감소폭과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3년 약 287만 명이었던 국내 대학생 수가 10만 명가량 줄어들 때까지 걸린 기간은 3년이었다. 하지만 2016년 약 278만 명에서 10만 명이 줄어 대학생 수 268만 명 수준으로 떨어지는 데에는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져 2021년엔 251만 명대로 떨어졌고, 이후로는 1년에 10만 명씩 급감하면서 현재 236만 명대까지 추락한 것이다.
이처럼 10년 새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이는 대학 입시 전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대·전문대를 통틀어 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평균 91.4%를 기록했다. 지난해 충원율 100%를 다 채운 대학은 일반대 56개교, 전문대 34개교 등 총 90개교(21.7%)에 그쳤다. 전국 대학 10곳 가운데 8곳에서 지난해 정원미달이 발생한 셈이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간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가속화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지방대학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방에 있는 소규모 일반대나 지역전문대의 경우 폐교 위기로까지 내몰리는 상황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대학 등록금 사립대 운영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비수도권 사립대 91개교 가운데 74개교(81.3%)가 운영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우리나라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사립대에서 대학 재정은 사실상 등록금 수입에 전적으로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것은 곧 대학 재정난으로 이어지고 결국 폐교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학령인구 급감 속 ‘수도권 쏠림’ 지방 일반대서 충격 더 컸다 = ‘수도권 쏠림’이 지방대 경쟁력 강화를 저해하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이로 인한 충격은 상대적으로 전문대보단 일반대가 더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일반대·전문대 수도권과 비수도권 학생 수’ 자료를 토대로, 수도권 대학으로 학생들이 쏠리는 정도가 전문대에서보단 일반대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수도권 전문대학 학생 수는 지난 2013년 32만 3497명에서 2023년 23만 4965명으로 줄었다. 2013년 대비 총 8만 8532명이 감소한 것으로, 감소율로 보면 27.37%를 나타냈다. 이에 비해 비수도권 전문대학 학생 수는 2013년 43만 4224명에서 2023년 27만 4204명으로, 총 16만 20명이 감소해 2013년 대비 36.8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도권 일반대 학생 수는 2013년 79만 2734명에서 2023년 77만 8789명으로 줄었다. 2013년 대비 1만 3945명밖에 줄어들지 않았고, 감소율로 보더라도 1.76%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비수도권 일반대 학생 수는 2013년 132만 7562명에서 2023년 107만 6585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과 비교해 무려 25만 977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감소율은 18.91%를 기록했다.
2013년 대비 2023년을 기준으로, 전문대는 수도권 학생 수가 총 8만 8532명(27.37%)이 줄어들 동안 비수도권 학생은 16만 20명(36.85%)이 줄며 비수도권에서 약 1.8배 더 많은 학생이 감소했다. 이에 비해 일반대는 수도권 학생 수가 1만 3945명(1.76%)이 감소하는 사이 비수도권에선 무려 25만 977명(18.91%)이 감소하며, 비수도권에서 무려 18배가량 더 많은 학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호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데이터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해당 통계 분석에 대해 “일반대와 전문대 모두 수도권 쏠림 현상이 나타났지만, 전문대에 비해 일반대의 수도권 쏠림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수도권 대비 비수도권 학생 수 감소율의 차이가 전문대에 비해 일반대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에 따르면 전문대의 수도권 대비 비수도권 학생 수 감소율(수도권 27.37%, 비수도권 36.85%)의 차이는 9.48%포인트다. 이에 비해 일반대의 학생 수 감소율(수도권 1.76%, 비수도권 18.91%)의 차이는 17.15%포인트로, 전문대보다 폭이 커 상당한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통계 지표상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데에는 그만큼 최근 10년간 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도 사실상 수도권 일반대만이 입시 안전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대보다 일반대에서 수도권 쏠림이 두드러진 것처럼 보이는 근본적인 원인은, 수도권 일반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들이 큰 폭으로 동반 하락한 측면에 있기 때문이다.
박경호 선임연구위원 역시 이에 대해 “수도권 전문대 학생 수 비중이 2013년 대비 3.46%포인트(2013년 42.69%, 2023년 46.15%) 증가한 것에 비해 수도권 일반대 비중은 4.58%포인트(2013년 37.39%, 2023년 41.97%) 증가했다”면서 “전문대보다 일반대 수도권 학생 수 비중이 2013년 대비 더욱 커졌는데, 이는 수도권 일반대에서만 거의 유일하게 학생 수 감소폭이 10년간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대학 입학정원, 20년 후엔 지금의 ‘반토막’ 수준 = 교육계가 더욱 우려하는 것은 지금의 인구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앞으로도 더 큰 문제로 확대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통계청에서 밝힌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3만 명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약 1만 9200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녀 한 쌍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2명으로, 이 역시 전년 대비 0.06명 더 감소했다. 국내 전체 인구는 지난 2020년을 시작으로 꾸준히 자연 감소 중이다. 특히 지난 한 해에만 우리나라 인구는 총 12만 2800명가량 자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출생한 아이들의 숫자는 곧 20년 후 대학 입시에서 교육계가 마주할 고등학교 졸업생 규모를 결정한다. 결국 이들이 대입을 치를 2040년대가 됐을 때, 만약 지금의 대학 모집정원 수준인 50만 명대(2024학년 모집정원 51만 884명, 일반대 34만 4296명·전문대 16만 6588명)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이들 모두가 대학에 진학한다고 하더라도 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45.0%라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를 받게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더욱 강력한 구조조정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정부가 지방대 경쟁력을 집중 육성하고자 추진하는 ‘글로컬대학30’이나 각 지자체가 지역혁신을 꾀하도록 해당 지역 내 대학들을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와 같은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더욱 실효성이 있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교육부 출신 한 대학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사업은 대학 간 통폐합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수도권 대학에 대한 구조조정 효과는 전혀 없기 때문에 현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 근본적인 정책이라 보긴 힘들다”며 “이 경우 결국 수도권 대학들과 통폐합으로 덩치를 키운 지방 몇몇 대학들만 살아남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저출생, 그리고 이로 인한 지역소멸을 막으려면 오히려 ‘인(in) 서울’ 대학에 대한 효과적인 구조조정 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라며 “국가 전체의 교육 수준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은 더 강력한, 중앙정부 주도의 대학 구조조정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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