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그랜저, ‘성공의 아이콘’이었던 시대는 갔지만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시승기] 그랜저, ‘성공의 아이콘’이었던 시대는 갔지만

데일리임팩트 2024-04-22 17:12:57 신고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 /사진=김현일 기자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 /사진=김현일 기자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지금으로부터 조금 먼 과거, TV 광고에서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성공의 아이콘’으로 비치던 시대가 있었더랬다. 끄는 것만으로도 “참 잘 사셨군요” 소리를 듣고, 한 시대를 이끌어 가는 사람으로 치부될 수 있었던 그런 차. 때문에 언제나 우리에게 ‘성공’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차는 그랜저였다. 심지어 상위 모델인 에쿠스가 있었음에도 말이다.

비록 지난 2015년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범하는 등의 이유로 그 시대가 점점 저물고 있긴 하지만, 그 모습과 포지션을 조금씩 잘 바꿔 나가고 있는 만큼 그랜저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한국인의 자동차’라는 수식어를 굳건히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4일간 500여km(킬로미터)를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과 함께했는데, ‘이 차가 여전히 은은한 성공의 향기를 품고 있구나’, ‘손에 닿을 법한 성공 정도는 되는 자동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 /사진=김현일 기자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 /사진=김현일 기자

세련됨과 중후함 동시에 챙긴 외관... ‘내 마음 속 역대급’

사견에 지나지 않으나, 사실 기자는 이번 그랜저의 디자인이 ‘역대급’이라고 생각한다. 길게 이어진 일자형 헤드라이트에서 많은 이들의 호불호가 갈렸던 것으로 아는데, 이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이전 모델 대비 날렵해지고 깔끔해진 생김새가 마음에 들기 때문. 스타리아부터 이어진 현대차의 일자형 헤드라이트 디자인을 가장 멋스럽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채용한 모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은은하게 펄이 들어간 외관 색상 역시 멋스럽다.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 전면부 확대 사진. 길게 이어진 헤드라이트와 그 아래 자리한 캘리그래피 트림 전용 파라메트릭 패턴 그릴, 티탄 크롬 범퍼 가니쉬 등이 멋스럽다. /사진=김현일 기자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 전면부 확대 사진. 길게 이어진 헤드라이트와 그 아래 자리한 캘리그래피 트림 전용 파라메트릭 패턴 그릴, 티탄 크롬 범퍼 가니쉬 등이 멋스럽다. /사진=김현일 기자

처음에는 일자형 헤드라이트에 가장 먼저 눈이 가지만, 결국 디자인의 방점을 찍는 것은 그릴과 휠의 매력이다. 특히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Caligrahpy)의 경우 전용 파라메트릭 패턴 그릴, 티탄 크롬 범퍼 가니쉬, 20인치 전용 알로이휠 & 피렐리 타이어 등으로 타 트림 대비 차별점을 둔 부분이 몇 있다.

캘리그래피(Caligrahpy)는 그리스어로 ‘아름답다’는 의미의 kallos와 ‘필적’이라는 뜻의 graphy가 섞인 합성어로 ‘아름다운 서체’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 아름다운 글자와 같은 멋과 품격을 더한 모델인 셈. 일반적인 시선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지도 모르겠으나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종류의 멋이 있다.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 차체가 앞부분은 납작하고 긴 반면, 뒤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 차체가 앞부분은 납작하고 긴 반면, 뒤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이외에도 멋지고 스마트한 디자인 포인트가 많다. 우선 차체의 형태가 그런데, 앞은 길쭉하고 뒤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조형이 생각보다 멋스럽다. 유리를 프레임으로 감싸지 않은 ‘프레임리스 도어’의 경우 손잡이를 당기면 살짝 내려와 탑승자를 맞이하며, 문과 일체화돼 깔끔함을 강조한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은 차체에 좀만 가까이 가도 먼저 튀어나온다.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 운전석 전경. /사진=김현일 기자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 운전석 전경. /사진=김현일 기자

내부는 다소 무난해도... 캘리그래피 트림 강점 돋보여

내부의 경우 다소 무난한 인상이다. 검은색과 회색을 중심으로 몇몇 포인트에 현대차가 잘 이용하는 은색 장식들이 멋스러운데, 다른 차들 대비 잘 정돈된 느낌은 있으나 고급스러움에까지는 닿지 못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최상급 무난함’이랄까. 물론 2열과 트렁크 공간도 넓고 준대형급다운 위엄이 있긴 하다만, 현대차의 최고 등급 차량이라기에는 조금 아쉽다는 뜻이다.

그랜져 캘리그래피 트림 조수석 대시보드 하단에 ‘캘리그라피(Caligraphy)’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그랜져 캘리그래피 트림 조수석 대시보드 하단에 ‘캘리그라피(Caligraphy)’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다만 외부 대비 한층 돋보이는 캘리그래피 트림만의 고급스러움은 위안이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에 입힌 나파 가죽, 리얼 우드 & 알루미늄 내장재, 콘솔과 도어 부분의 인조가죽 덧댐, 뒷좌석 전동식 도어커튼 등은 은은하게 차에 품격을 더한다.

그랜져 캘리그래피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된 10.25인치 풀터치 방식 공조 컨트롤러. 처음에는 바람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나오다가 중간에는 멈춘다. 해당 부분을 터치해 직접 손가락으로 움직이며 송풍 방향을 조절하는 기능은 없다. /사진=김현일 기자
그랜져 캘리그래피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된 10.25인치 풀터치 방식 공조 컨트롤러. 처음에는 바람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나오다가 중간에는 멈춘다. 해당 부분을 터치해 직접 손가락으로 움직이며 송풍 방향을 조절하는 기능은 없다. /사진=김현일 기자

여기에 10.25인치의 풀 터치 방식 공조 컨트롤러를 포함해 2열의 리클라이닝 시트, 고급형 뒷좌석 암레스트(음악과 시트 조절 기능) 등으로 활용성도 좋을뿐더러, ‘요즘 차’ 답게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 센터 콘솔 내부와 공조 컨트롤러 하단의 자외선 항균 시스템 등 똑똑한 면모도 있다.

그랜져 후면부 확대사진. /사진=김현일 기자
그랜져 후면부 확대사진. /사진=김현일 기자

주행감은 부드럽고 편안… 스포츠 모드도 의외의 재미

그랜저는 편안함과 부드러움을 우선시하는 현대차의 주행 문법을 가장 잘 대변하는 자동차다. 비록 어떤 ‘품격’을 느낄 수 있을 정도는 아니어도, 장거리 주행 시에도 큰 피로감을 느끼기 어려울 만큼의 편안함은 보장이 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1, 2열 이중 접합유리 등으로 실내의 정숙성도 높은 편. 출력도 아예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그리 낮은 편도 아니다.

그랜져 캘리그래피 트림 운전대. 하단의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눌러 가속을 우선시한 '스포츠 모드', 연비를 우선시한 '에코 모드' 등으로 진입이 가능하다. /사진=김현일 기자
그랜져 캘리그래피 트림 운전대. 하단의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눌러 가속을 우선시한 '스포츠 모드', 연비를 우선시한 '에코 모드' 등으로 진입이 가능하다. /사진=김현일 기자

또 준대형 치고는 생각보다 스포츠 모드 운용이 재미있기도 하다. 출력이 강해지는 것은 물론, 운전석이 요추부분을 꼬옥 잡아주는 데다 핸들이 경직되며 과한 스티어링 휠 조작에 제약을 걸어 직선 주행에 적합한 세팅이 되게끔 만들기 때문. 마치 과거 레이싱 스포츠 애니메이션 ‘사이버 포뮬러’에서 몇몇 머신들이 ‘에어로 모드(Aero Mode)’를 켤 경우 차체를 고속주행에 적합한 형태로 전환하는 것 같은 느낌도 살짝 드는 데 이게 참, 매력 있다. 덕분에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라면 큰 불안감 없이 일반 차들 대비 신나는 고속주행을 즐길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그랜져 캘리그래피 트림으로 주행보조 기능을 활용중인 모습. 초록색으로 핸들 보조 및 차선 유지 기능이 가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김현일 기자
고속도로에서 그랜져 캘리그래피 트림으로 주행보조 기능을 활용중인 모습. 초록색으로 핸들 보조 및 차선 유지 기능이 가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김현일 기자

또한 캘리그래피 모델의 경우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 Highway Driving Assist 2)가 기본으로 포함돼 △내비게이션 기반 코너 감속 △차선 변경 차량 인지 속도 향상 △방향 지시등 작동시 차로 변경 보조 △나들목(IC, Inter Change)·분기점(JC, Junction) 진입 시 감속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생각보다 유용하다.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 기능이 더해지면서 실내의 정숙함도 다른 트림 대비 소폭 더 강화된다.

그랜저 가솔린 2.5 캘리그라피 트림을 고속도로 위주로 489.9km 주행했을 때 클러스터에 11.8km/ℓ의 복합 연비가 나왔다. 공인 복합 연비인 11.4km/ℓ 대비 소폭 높게 나온 편. /사진=김현일 기자
그랜저 가솔린 2.5 캘리그라피 트림을 고속도로 위주로 489.9km 주행했을 때 클러스터에 11.8km/ℓ의 복합 연비가 나왔다. 공인 복합 연비인 11.4km/ℓ 대비 소폭 높게 나온 편. /사진=김현일 기자

연비는 하이브리드 대비 아쉽지만… 준대형급에선 준수

연비는 고속주행 비중이 높았던 만큼 공인 복합 연비인 11.4km/ℓ 대비 소폭 높은 정도를 유지했는데, 준대형급임을 생각했을 때 괜찮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복합 연비가 18km/ℓ(캘리그래피 16.7km/ℓ)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는 아쉬운 수치긴 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솔린 모델이 아예 못 살 정도냐?” 물으면 그건 아닌 듯하다. 연비가 아쉽긴 해도, 하이브리드 대비 모든 트림에서 666만원 저렴하다는 메리트는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옵션을 넣을 경우 달라지긴 하겠으나 캘리그래피 모델 기준 가솔린은 4638만원, 하이브리드는 5304만원인데, 결과적으로 5000만원 미만에서 준대형 세단을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

실제로 지난 한 해 그랜저의 국내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절반이 조금 넘는 54.8%(6만1905대)의 비중에 불과했고, 신차 효과가 가시며 판매량이 내리막에 들어선 올해 1분기의 경우 1만3698대 중 7150대(52.2%)가 하이브리드였다. 기아 중형 SUV ‘쏘렌토’처럼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차들이 있음을 고려했을 때 그랜저의 경우 가솔린 모델 역시 나름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셈.

그랜져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 우측 후면부 확대 사진. 20인치 휠 전용 알로이휠에 피렐리의 사계절 타이어인 P ZERO All Season(피제로 올시즌)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그랜져 가솔린 2.5 모델 캘리그래피 트림 우측 후면부 확대 사진. 20인치 휠 전용 알로이휠에 피렐리의 사계절 타이어인 P ZERO All Season(피제로 올시즌)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이젠 가성비 아이콘... 큰 생각 없이 구매해도 될 듯

이젠 그랜저에 ‘가성비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새로 붙여줘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 가격에서 이 정도의 안정감과 편안함, 훌륭한 옵션, 공간의 여유로움을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차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소비자들 역시 지난해 이 차에 그렇게 많은 사랑을 보낸 것일 테고(비록 소프트웨어 결함 등의 이슈로 많은 이들을 실망시키기도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랜저가 현시점 국내시장에서 큰 생각 없이 구매를 결정해도 좋은 몇몇 차 중 하나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큰 자동차 선호 현상이 짙기도 하지만, 그랜저가 여전히 지나가면 뒤를 돌아보게 되는 멋진 차임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Copyright ⓒ 데일리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