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호의 예술의 구석] 어?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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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호의 예술의 구석] 어? 봄이다

문화매거진 2024-04-22 10:38:17 신고

▲ 어? 봄이다 / 그림: 윤건호
▲ 어? 봄이다 / 그림: 윤건호


[문화매거진=윤건호 작가] 벚꽃 축제가 지나가고 철쭉이 피날레를 준비하는 봄은 황홀한 시간으로 나를 이끈다. 뜨거워진 햇살과 선선하게 스치는 바람의 조화가 춤추는 듯 경쾌하게 느껴지는 이맘때면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을 느끼게 된다. 세상의 외곽을 타고 은은히 번지는 빛의 잔상이 일렁이는, 만물이 빛을 발하는 광경을 거닐다보니 봄과 닮은 그림들을 떠올리게 된다.

낭만과 미의 화가, 르누아르의 그림들이다.

우리는 흔히 아름다운 순간을 일컬을 때 ‘봄’이라 표현하곤 한다. 그래서일까, 봄은 르누아르의 계절처럼 느껴진다. 개념적이고 현대적인 화풍을 좋아하는 내가 유일하게 르누아르를 떠올리는 이 시기는, 그만큼 감당 못할 아름다움이 내 눈앞에 즐비해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사근사근 빛이 일렁이는 듯한 화풍을 구사하는 그의 그림은 선보다는 색으로 표현되며 그림 속의 대상들을 선명하게 구별 지으려 하지 않는다. 귀족, 상류층, 서민 등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을 그렸지만 모두 하나의 레이어에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르누아르의 그림 안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은 한곳에서, 하나의 세상에서, 동일한 층 위에서 춤추고 떠들고 웃으며 살아가는 듯하다. 

따뜻하고 화려한 색감과 안정적인 균형감이 돋보이고 특히 윤곽선이 명확하지 않아 당대의 그림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여성과 아름다움, 행복을 소재로 아름다움에 집착하며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 르누아르의 시선은 다소 트렌드를 따르는 듯 했지만 그는 진심이었다. 

“하느님이 여성의 가슴을 창조하지 않았다면 나는 화가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지독하게 명확한 미에 대한 주관처럼 그는 여성을 많이 그렸고 그 관찰에서 아름다움을 찾았다. 작품 곳곳에 여성의 특성을 녹여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으며 유연하고 둥글게 움직이는 붓질과 온기가 느껴지는 빛, 절제된 동세와 우아한 구도로 황홀함을 전했다.

제대로 된 변태였던 그는 자신의 관찰에 뒤틀린 집착은 용납하지 않았다.

진보적인 화풍과 세련되고 절제된 관찰은 그의 대표작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에서 잘 느껴진다. 그가 바라보는 인간군상과 삶의 순간에는 따스한 햇살이 있고 화이트노이즈가 들려오는 봄이 있다.

아름다움만을 향한 갈망과 진솔한 자세로 그림을 그렸던 르누아르. 세상이 다시 피어나는 봄, 르누아르의 일렁이는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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