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전기차 판매세가 정체된 사이 하이브리드(HEV)가 고공행진하자 혼다 HEV 차량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혼다는 기존 HEV과는 다른 독자적인 HEV 시스템 ‘i-MMD’를 개발해 국내 HEV 시장 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수입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혼다의 올해 1분기 판매실적은 609대로 지난해 1분기 2배가 확대됐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은 국내에 HEV 라인 차량을 중점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혼다의 차세대 HEV 기술이 탑재된 CR-V 하이브리드와 어코드(ACCORD) 하이브리드를 대표 주자로 내세웠다.
기존 HEV 시스템은 전기 모터가 엔진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작동된다. 이에 반해 혼다의 4세대 2모터 HEV 시스템 ‘i-MMD(intelligent Multi-Mode Drive)’은 엔진이 전기 모터를 보조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엔진 사용을 최소화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순수 전기차 주행감도 제공한다.
혼다는 신규 개발된 2.0L 직분사 앳킨슨 엔진과 e-CVT 조합으로 높은 환경 성능과 정교한 주행감을 구현했다. 신규 개발된 e-CVT는 구동 모터와 발전 모터를 평행축 구조로 변경함으로써 동급 최고 수준의 높은 토크와 출력을 실현했다. 여기에 엔진 전체에 우레탄 커버와 소음진동 흡음재를 적용해 정숙성도 높였다.
i-MMD는 운전 조건에 따라 엔진 구동 방식을 직렬식과 병렬식으로 자동 전환한다. 드라이브 모드는 전기(EV)·하이브리드·엔진 등 총 3가지가 탑재됐다.
EV 모드는 모터의 힘으로만 주행하는 방식으로, 저속 주행 시 가동돼 정숙한 주행과 높은 환경 성능을 보인다.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는 엔진 출력은 발전용 모터를 통해 전력으로 변환돼 배터리에 저장되며 주행용 모터가 상황에 따라 배터리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구동력으로 전환한다.
엔진 모드는 엔진 출력이 직결 클러치를 통해 직접 구동력으로 전달되는 방식으로, 고속 크루즈 시와 같이 모터 구동보다 엔진 구동 효율이 좋은 영역에서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연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모토하시 야스히로 혼다 파워 유닛 개발 책임자는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고품질의 경쾌한 주행 성능을 제공하는 것과 함께 높은 환경성능이라는 2개의 축을 중심으로 만들었다”며 “스포츠 하이브리드로 명칭을 지은 것처럼 주행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타사와의 큰 차별점”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순수 전기차와는 다른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배터리 사양을 높이기보다 다양한 환경에서의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앞으로도 기존을 뛰어넘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탄탄한 기본기 갖춘 HEV, “청바지 같은 CR-V, 정장 같은 어코드”
이날 시승회에서는 판교에서 용인까지 왕복 110km를 CR-V 하이브리드와 어코드 하이브리드로 교차 주행했다.
우선 판교에서 용인으로 향하는 구간은 CR-V 하이브리드로 시승했다. CR-V의 외관을 처음 본 순간 KG모빌리티가 떠오를 만큼 강인한 SUV 캐릭터가 느껴졌다. 이전 세대 대비 전장이 75㎜, 휠베이스는 40㎜가 늘어나 몸집이 한층 더 커졌으며 전면의 블랙 스포티 매쉬타입의 하이브리드 전용 프런트 그릴이 스포티한 감성을 높였다.
인테리어는 직선 위주의 수평적인 레이아웃과 사용자 중심의 심플한 디스플레이로 꾸며졌다. 최근 신차 대부분이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과는 다른 아날로그적인 면모가 드러났다.
CR-V의 드라이브 모드는 노멀(Normal), ECON, 스노우(Snow), 스포츠(Sport) 등 4가지가 탐재됐으며, 스노우 모드는 CR-V에 최초로 탑재됐다. 또한 CR-V 최초로 HDC(Hill Descent Control) 기능이 적용돼 내리막길에서 별도의 브레이크 조작없이 속도를 유지하며 내려올 수 있다.
시승 중 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감을 즐기고자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했다. 변경하자마자 차체가 앞으로 쏠리며 앞으로 돌진하는 느낌을 받았다. 차체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며 엑셀을 살짝만 밟아도 가속력이 높아졌다. 이어 ECON 모드로 전환하자 무게 중심이 뒤로 이동하는 등 차체가 무거워지며 출력이 낮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정면을 주시해야 하는 주행 상황에서 드라이브 모드 변경이 편리하지는 않았다. 스위치가 기어 노브 옆에 위치해 손의 촉감으로 더듬거려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주행 중 우측방향 지시 레버를 조작하자 조수석 방향의 사각지대와 주행상황이 모니터로 나오는 ‘레인 와치(Lane Watch)’ 기능은 편리하게 느껴졌다.
중간 기착지인 용인 라임그라스에 도착하니 주행거리 396㎞와 평균 연비 19.2㎞/ℓ가 나왔다. CR-V는 최고출력은 147마력, 최대토크 18.6㎏·m의 힘을 가지고 있다.
사토 에이스케 혼다 CR-V 글로벌 개발 총책임자는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청바지 같은 SUV를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용인에서 판교로는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로 이동했다.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2024 대한민국 올해의 차’에서 올해의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선정된 바 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외관부터 완전히 새로워졌다. 이전 세대 대비 전장이 65㎜ 길어졌으며 날렵한 패스트백 스타일로 파워풀한 이미지가 구현됐다.
엔진은 최고출력 147마력, 최대토크 18.4kg·m, 모터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4kg·m로 이전 모델 대비 성능이 강화됐다. 특히 엔진을 이용해 주행 중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 모드’가 추가돼 EV 구동 범위가 확대됐으며, 50km/h 이하 속도 범위에서의 EV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구동력이 증가됐다.
어코드의 드라이브 모드는 노멀(Normal), 스포츠(Sport), ECON 모드뿐만 아니라 운전자 선호도에 따라 설정치 조합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개인화 모드가 신규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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