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울미디어뉴스] 오수진 기자 = 권순도 감독의 영화 ‘기적의 시작’에서 이승만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임동진 씨가 지난 2월 29일 오후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관객과 만났다.
감독과 함께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자리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이승만 곡을 제작한 서요한 교수, 석봉토스트 대표 김석봉, 여성의류 사라J 대표 안병은, 겟세마네 신학교 윤사무엘 총장이 게스트로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각본과 제작을 맡은 권순도 감독은 호주에서 영화를 전공했으며, 작년 개봉한 제주 4.3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 직전 작품 <탐라의 봄> 을 비롯하여, 독도의용수비대 울릉도 청년들의 활약상을 다룬 <독도의 영웅들> , 유관순 열사를 주인공으로 한 <소녀의 기도> , 문준경 전도사의 <남도의 백합화> , 주기철 목사의 <그의 선택> 등의 굵직한 작품을 제작한 정통파 감독이다. 그의> 남도의> 소녀의> 독도의> 탐라의>
영화 ‘기적의 시작’은 권순도 감독이 20대 시절 처음 이승만을 다룬 영화를 구상하고 틈나는 대로 백선엽 장군, 참전 용사 등을 만나 인터뷰 영상을 찍는 등 촬영 기간만 20여 년이 걸린 작품이다.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이인수 박사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가 실린 ‘기적의 시작’은 오랜 제작 기간과 함께 역사적 인물들의 생전 증언이 담긴 사료로서도 가치가 있다 할 수 있다.
권순도 감독은 “백선엽 장군님이 살아계실 때, 많은 인터뷰를 하셨겠지만, 그중에서 백선엽 장군이 본 이승만에 대한 인터뷰는 제가 처음일 것입니다”라며 “영화를 만들 때 이승만 대통령과 같은 시대를 살면서 한번 이라도 만남을 갖거나 손이라도 잡아본 경험이 있는 분들을 위주로 인터뷰를 했다”고 밝혔다. 권순도 감독은 역사적인 인물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악수를 할 때마다 ‘이 손으로 이승만 대통령과 악수했겠구나’, ‘이 손으로 죽음을 넘나드는 전장에서 총을 들고 싸웠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감회가 새로웠다고 한다.
이승만 대통령이 청년 시절 한성감옥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 ‘기적의 시작’은 제목 그대로 격동하는 시대 속에서 작은 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유일한 자유국가로 세워진 것이 ‘기적’이었음을, 그리고 세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이 건국된 지 불과 50여 년 만에 세계 정상급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국가로 우뚝 선 것 또한 ‘기적’이며 그 기적의 시작이 어둡고 암울한 죽음의 작은 감옥에서 시작하였음을 암시하고 있다.
권순도 감독의 영화 ‘기적의 시작’이 지난 10월 단 2개의 상영관으로 시작해 전국 130여 개의 상영관 개봉으로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 그리고 잇따른 ‘이승만 영화’의 흥행으로 그동안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던 이승만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현상 또한 기적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영화 상영 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는 참석자들의 뜨거운 열기로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가량 진행됐다.
임동진 배우는 “이승만 시대를 지나온 우리는 알고 있다. 그분이 정말 친일파에 독재자였다면, 하와이에서 운명하신 후 유해가 도착했을 때 그렇게 많은 국민들이 맞이하러 나왔겠는가”라며 “오늘 영화를 통해 이승만 대통령님을 가슴에 새겨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다음 세대에 역사를 있는 그대로 알리기 힘든 세상이 됐다. 그래도 반듯한 역사관을 가진 부모 아래 큰 자녀들은 좀 다르지만 대부분의 잘못된 교육으로 인해 불평불만 원망 시비를 과거의 한 인물에 두기도 한다”며 “이런 영화를 자유롭게 상영할 수 있는 좋은 시대가 왔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애국가가 그 시절 우리의 기도였다. 요즘 이승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이 영화도 잘 될 줄 믿는다. 다음 세대는 자유민주주의의 주역이 될 이들”이라고 강조했다.
권 감독은 “국민 배우님께 감히 재연 배우로 출연해 달라고 부탁드릴 수 없어 이번 영화에 섭외할 생각도 못 했다. 그런데 말씀드렸을 때 전혀 개의치 않으셨고, 무엇보다 정말 애국자이셨다”라고 말했다. 이에 임동진 배우는 “처음에는 내기 이승만 대통령과는 외모도 다르고 이승만이라는 큰 인물을 연기하기에 마음에 부담이 컸었는데 권 감독이 ‘가슴으로 연기해 달라’는 부탁에 마음이 움직이고 결심이 섰다”고 전했다.
권순도 감독은 “이승만 대통령은 시대적 여건 때문에, 해방 후부터 가장 큰 공을 세웠다고 본다. 그래서 거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소재는 무궁무진하지만, 그중에서도 다음 작품으로는 ‘이승만과 6.25’를 주제로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제목은 <북진통일> 이다”라고 밝혔다. 북진통일>
‘북진통일’은 이승만 대통령이 북한에서 자유를 억압받고 있는 동포들을 한시도 잊지 못하고 하루빨리 통일을 이루고자 했던 마음으로 국내외에 주장했던 통일론이다.
행사에 참석한 한 관객은 “‘기적의 시작’을 3번보면서, 권순도 감독님께도 감사드리고, 오늘 임동진 님께서 하신 말씀에 가슴이 벅차고 뜨거운 눈물이 흐르며 감동의 감동이었습니다. 귀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감독님과 관계자분들과 K자유문화지원연대 대표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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