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요 내사랑" 카터 전 美대통령, 아내 로잘린 여사 마지막길 배웅

지미 카터(99) 전 미국 대통령이 77년을 함께 보낸 후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의 추도식에 참석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글렌 메모리얼 교회에서 진행된 부인 로잘린 여사의 추도식에 참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빌 클린턴 부부 등 전현직 대통령과 영부인 등도 함께 자리했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카터 전 대통령은 휠체어를 타고 검은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1시간 반 넘게 이어진 예배를 끝까지 함께하며 부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꽃으로 장식된 로잘린 여사의 관 인근 맨 앞줄에 자녀들과 나란히 앉은 카터 전 대통령의 무릎 위엔 환하게 웃고 있는 로잘린 여사의 모습이 새겨진 담요가 덮여 있었다.

이날 카터 전 대통령은 직접 연단에서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부부의 딸인 에이미 린 카터가 "당신을 볼 떄마다 나는 다시 사랑에 빠진다. 잘가요 내사랑. 지미가"라며 75년전 카터 전 대통령이 해군 복무 중 로잘린 여사에게 보낸 편지를 대독했다.

카터 전 대통령 부부는 카터 대통령이 21세, 로잘린 여사가 18세였던 지난 1946년 결혼해 77년을 함께했다. 역대 미국 최장수 대통령 부부다.

카터 전 대통령의 평생의 동반자였던 로잘린 여사는 지난 19일 오전 2시10분쯤 조지아주 프레인스 자택에서 별세했다. 로잘린 여사의 장례식은 오는 29일 가족과 지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고향 조지아주 플레인스 한 교회에서 열리며 이후 유해는 안장될 예정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간과 뇌까지 전이돼 지난 2월부터는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호스피스 돌봄을 받고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960년 민주당 소속 주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조지아주 주지사를 거쳐 1976년 미국 3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1980년 재선에는 실패했지만 카터 센터를 만들어 인권 문제에 앞장섰고 집짓기 봉사를 하는 등 퇴임 이후에도 존경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