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그라운드]영화 '한 남자' 츠마부키 사토시, "재일교포 3세 연기? 부담 No"

츠마부키 사토시 ‘볼 하트는 처음이라…’(연합)

“안녕하세요. 츠마부키 사토시입니다.”

유창한 한국말로 인사를 전한 그는 “한국어 공부를 조금 했다”고 또박또박 말 한 뒤 “제가 아는건 여기까지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꽃미남 스타에서 연기파 배우로 자리잡은 츠마부키 사토시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워터 보이즈’ 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일본의 간판 배우다. ‘한 남자’에서는 의문의 인물 ‘X’의 정체를 쫓는 변호사 키도로 분해 제46회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바 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초청된 이후 깜짝내한을 결정, 남다른 한국사랑을 증명했다. 2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 참석한 그는 “수준높은 한국관객들 사이에서 3번의 박수가 나와 정말 기뻤다”면서 “그 반응을 보고 일본 뿐만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벅찬 소감을 남겼다.

‘한 남자’의 배우진은 유독 탄탄하다. 벌써 츠마부키 사토시와 3번의 호흡을 맞춘 안도 사쿠라가 리에 역을, 쿠보타 마사타카가 타인의 인생을 훔친 ‘X’를 연기했다.(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

극중 재일교포 3세인 변호사로 분한 그는 “역할에 망설임은 없었다. 어릴 때부터 주변에 재일교포가 많고 친구도 많다”면서 “영화는 분인주의인 ‘모든 모습이 나’라는 주제를 담고 있기에 재일교포 역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키도는 성공가도를 달리며 완벽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지만 신분 세탁된 두 남자의 사연을 파헤치며 묘한 의무감에 휩싸이는 인물이다. 영화에서 화자를 맡아 관객의 감정이입을 쥐락펴락하는 비중있는 캐릭터를 탁월하게 소화해 낸다.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한 남자’ 시사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

열린결말에 대해서는 그는 “배우가 연기하고 감독이 편집하는게 영화의 완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객이 결말을 생각하고 상상해야 비로소 완성이다.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연기했는지를 밝히면 하나로 답을 단정짓는 것 같다”며 한국 관객들에게 당부를 남겼다.

이날 츠마부키 사토시는 “황정민과 연기해보고 싶다. 하정우와 같이 출연한 ‘수리남’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배우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츠마부키 사토시와 하정우는 한일합작영화 ‘보트’이후 국경을 넘은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부산에서도 만나 식사를 했다. 오늘도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면서 “그와 작품으로 또 만난다면 여러 차례여도 상당히 기쁠 거 같다. 서로 신뢰하는 관계인만큼 서로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역할로 만나도 즐거울 것”이라며 ‘찐친’다운 답변을 내놓기도. ‘한 남자’는 오는 30일 국내 관객과 만난다.
이희승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