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주차 개봉 영화 및 최신 개봉작 간단 평을 정리해보았다.
또한, 멀티버스야 플래시 DC 확장 유니버스(Extended Universe) 새 영화 '플래시'는 슈퍼 히어로 영화의 미덕을 두루 갖췄다. 빛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슈퍼 히어로는 언제 어디에 갖다놔도 매력적이고, 이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 에즈라 밀러는 숱한 사생활 논란에도 불구하고 거부하기 힘든 아우라를 갖고 있다.
슈퍼 히어로 내면의 아픔과 아물지 않는 그 상처를 어떻게든 봉합하려고 발버둥치는 스토리는 이 장르의 정석에 가깝다. 관객을 몰아치는 듯한 빠른 전개와 화려하기 그지 없는 액션 및 시각 효과, 팬 서비스에 가까워 보이는 슈퍼 히어로 캐릭터 전시 역시 충분한 즐길 거리가 된다.
그러나, 그래서 새로운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답하기 망설여진다. DCEU가 멀티버스(multiverse) 다중 우주 시대를 열었다는 게 대답이 될 수 있겠지만, 마블마저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멀티버스 세계관을 DC가 온전히 이어갈 수 있을 거라고 낙관하기는 어렵다.
픽사의 사회학은 아직 엘리멘탈(Elimental) 영화. 엘리멘탈은 픽사 애니메이션 중 가장 이질적이다. 이 작품은 픽사 어떤 영화보다 메시지를 명확히 내보인다. 물론이들이 1995년 '토이 스토리' 이후 28년간 내놓은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26편에는 언제나 메시지가 있었다. 다만, 그것은 대체로 사랑, 우정, 꿈, 가족 등 인간 개인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27번째 영화 '엘리멘탈'은 개인보다는 사회를 본다.
이 영화가 노골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슈는 이민자. 아마도 이 작품 연출을 맡은 게 한국인 이민자 2세인 피터 손(Peter Sohn) 감독이라는 점이 영향을 줬을 것이다. 인문학 대신 사회학을 택한 픽사의 변화를 긍정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타고난 것이어서 선택할 수 없는 것들과 관련이 있는 이민자 문제를 물질을 이루는 기본성분인 원소(element)로의 인화한 픽사의 기발함은 역시 픽사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
하지만, 다분히 현실적이며 급박하기까지 한 문제를 원론적인 수준 이상으로 다루지 못한 건 '엘리멘탈'의 명백한 한계다.
이거(패러디) 영화인가요?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이 영화를 보고나면, '트랜스포머' 시리즈 리부트(reboot)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가 무엇을 지향하는 지 확신할 수 있다. 바로 어벤져스 시리즈를 위시한 마블 영화다. 역대 가장 성공적인 슈퍼 히어로 시리즈를 벤치마킹하는 걸 비난할 순 없다. 성공 사례를 좇아 또 다른 성공을 만들어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다만, 아무리 벤치마킹이라고 해도 오리지널리티를 대놓고 포기하는 행보는 당황스럽다.
'범죄도시3'는 영리하다. 관객이 원하는 게 뭔지 정확하게 안다. 관객은 '범죄도시3'에 새롭고 신선한 걸 요구하지 않는다. 뻔하고 익숙한 걸 원한다. 왜냐면 아직 질리지 않았으니까.
'범죄도시' 시리즈는 애초에 파인 다이닝이 될 생각이 없다. 오래 살아남아 '소울 푸드'가 되길 원한다. 이번에도 마석 도마동석는 악당들을 흠씬 두들겨 패고 주먹질을 하지 않을 땐 개그에 전념하며 성실하게 움직인다. 그의 액션에는 여전히 쾌감이 있고, 그의 유머는 다른 어떤 영화보다 타율이 높다고요.
한 격정 속에서 '말없는 소녀' 요란한 영화가 판을 치는 시대에, '말없는 소녀'는 너무 고요하기만 해서 눈에 띄지 않을 것 같다. 이 영화는 분명 느리고 조용하지만 그 속을 인내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곧 끓어오를 것만 같은 격정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이내 빠져들 수밖에 없다.
'말없는 소녀'를 완벽한 영화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감정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온전한 영화라고는 할 수 있다. '말없는 소녀'의 장면들을 복기하다보면 진실된 감정을 표현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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