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엘리멘탈'은 픽사 애니메이션 중 가장 이질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어떤 영화보다 메시지를 명확히 내보이며, 인간과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회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서 다루는 이민자 문제는 감독인 피터 손의 출신국가인 한국에서 자주 다뤄지는 문제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은 픽사의 인문학적인 특징을 벗어나 사회학적인 요소가 강조된다는 점에서 픽사의 변화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영화의 한계점은 이민자 문제를 원론적인 수준 이상으로 다뤄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민자문제에서 특정 문제를 파고들어 구체화하지 못하고 넘겨가는 것은 이 작품의 명백한 한계이다. 이 영화는 이민자 문제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지만, 문제를 적절하게 다루지 못하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은 다양한 원소를 살린 캐릭터와 도시를 구현하는데 많은 시각효과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더욱 정교하고 생생하게 만들어진다. 이러한 작품의 완성도는 전작에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픽사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은 각기 다른 원소 특징을 살린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함께 큰 이야기 안에 부수적인 여러 개의 이야기를 펼쳐 놓으며,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게 하는 스토리 전개 방식은 인상적이다. 그러나 결국 이야기는 이민자라는 큰 주제로 수렴한다.
이 영화에서 다루는 이민자 문제는 아시아 커뮤니티를 상징하며, 이민 2세대의 고민과 혼란이 녹아들어가 있다. 이영화에서는 이민자 1세대 삶의 궤적 뿐만 아니라 이민자 2세대가 직면하는 문제도 다룬다. 이 작품은 이민자라는 큰 주제를 개괄하지만, 이민자 문제를 파고들어가 구체화하지 못하고 어느정도 행운적으로 마무리된다.
픽사는 이번 작품에서도 이민자 문제를 다루며, 사회적으로 화제가 될 만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를 할때마다 반복해서 움츠려드는 모습을 보이며, 특정 인종이나 문제를 다룰 때 단순화하거나 넘겨가는 경향이 있다.
고민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 조급한 작업이라는 비판은 여전하지만, 연출을 맡은 손감독의 출신 국가와 작품 속 이민자 문제와의 연결성을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픽사가 이제는 더욱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인종을 다루면서 더욱 깊은 인문학적인 내용을 내놓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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