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핵심 양성 인재
OTT 과금 관련 대응 방안 고민
영화진흥위원회가 한국 영화의 한 단계 더 발전을 위해 다른 국가들과 긴밀하게 교류하는 협력체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박기용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데일리안 류지윤
19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남부 칸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박기용 위원장 주재로 제76회 칸 영화제 코픽(KOFIC)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는 한국 영화 '거미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잠', '화란', '우리의 하루' 장편 5편과 단편 '이씨네 가족들'(THE LEE FAMILIES)과 '홀'(HOLE) 등 총 7편이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박 위원장은 "주최국 프랑스를 제외하고 한 나라의 영화 7편이 초청 받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경쟁작이 없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다양한 섹션에 한국 영화가 초청 받았다. 내년에는 경쟁에 작품 초청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영진위는 18일 프랑스 국립영화영상센터 CNC(회장 도미닉 부토나, 이하 CNC)와 한-프 영화아카데미 추진과 관련한 협약 체결식을 가지고 연내부터 시작하는 한 -프 아카데미 사업의 세부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양국 간 영화 분야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체결됐다.
한국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영화 기관은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 기간 한- 프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해 양국의 영화 분야 협력의 논의를 시작, 10월 부산으로 이어져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개최된 '영진위-CNC 영화산업포럼' 에서 보다 심층적인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CNC는 지난해 한국을 영화 분야 협력 중점 국가로 선정하면서 교육, 문화 , 산업 세 가지 부문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프 영화아카데미 설립을 제안했고 실무 논의를 거쳐 이번 칸 국제영화제에서 그 결실을 맺은 것이다 .
박기용 위원장은 "첫 번째 라운드 테이블의 주제는 한국과 프랑스 영화 활성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두 번째 테이블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할 것을 제안했다. 규모를 키우고 내용을 확장해 이어나갈 예정이다. 또 CNC 부미닉 부토나 회장이 한국과 프랑스의 영화 아카데미 출범을 제안했다. 저희도 어떤 식으로든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안을 받아 의기투합이 됐다. 10월부터 3월까지 공동으로 세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핵심은 1년에 2주씩 4주 동안 공동 합작해 미래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프로그램은 기획 중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으며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예산은 각각 7만 유로씩 준비하기로 했. 내일 CNC 도미닉 부토나 회장을 만나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저희는 부국제가 이 프로그램의 시작이 되길 바라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위원장은 아시안 필름 올라이언스 네트워크(Asian Film Alliance Network, 이하 AFAN)의 구성 체제와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아시아 영화기관 연합체다. 배경은 전 정부에서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외교부에서 예산을 할당받아 아세안 사무국과 한국 영화 기구와의 기획을 진행했는데 잘 안됐다. 팬데믹이 와서 중단이 됐지만 꽤 많은 아세안 국가들이 한국을 경계하기도 했다. 같이 협력을 한다는 말 아래, '한국 영화 시장에 아세안으로 확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속셈이 아닌가'란 시선이 있었다. 한국 영화들이 워낙 강세다 보니, 아세안 국가들의 우려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함께 영화 기구를 진행해 봤자 성사되지 쉽지 않겠다는 판단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협회가 좋겠다고 생각해 아시아 영화 기구를 개별적으로 만나 설득을 했고 10개국 가까이 동조했다. 현재는 일단 한국을 비롯해 칸에 온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몽골 등 7개 국가들과 시작했다. 뉴질랜드에서도 포함시켜달라고 요청이 오고 있어 이는 추후 회원국들과 회의 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델은 유럽 영화 국가 연합이다. 박 위원장은 "유럽은 EU가 중심이 돼 교류가 활발하다. 예를 들어 프랑스 영화 한 편 크레딧에 여러 국가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아시아에서는 이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한국 영화 산업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협력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공동 제작, 로케이션 활동 등 서로의 시장 확장을 위해서도 필요한 연합이다"라고 강조했다.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OTT 대항도 국가 끼리 협력해 해결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팬데믹을 거친 후 영화산업 지형 자체가 변하고 있다. OTT의 영향력 확대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나라들도 넷플릭스가 전 세계 OTT 시장을 장악하며 장악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핵심 스태프를 데려가 자국 콘텐츠 제작 난항을 겪고 있고, IP도 넷플릭스가 다 가져가고 있지 않나. 이러다가 넷플릭스 하청업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라며 "넷플릭스라는 회사가 한국에서 제작을 활발히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콘텐츠 제작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면 철수할 게 뻔하다.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콘텐츠는 구독률이 올라갈 수 있도록 분석해 전형화 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런 것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대부분의 나라가 똑같은 상황이라고 보시면 된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프랑스에서는 현재 넷플릭스에게 과금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법이 필요하다. 한 나라가 글로벌 OTT를 상대하는 것보다 함께 대응하는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핵심 미션은 아시아의 영화의 발전이다. 박기용 위원장은 현재 '기생충'이 아시아 영화 학도들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인이 아니어도 아시안인들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뿌듯해 하고 있다. 아시아 정체성에 대해 공부할 수 있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영진위 위원장 주재 기자 간담회에서는 영화발전기금 운용현황과 재정 지원의 필요성, '한국영화 재도약 협의회' 구성 운영 등 향후 추진 계획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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