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AM의 멤버이지만 꾸준히 영화를 하며 배우로의 커리어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 배우 정진운을 만났다. 정진운은 영화 '리바운드'에서 실력파 선수였지만 발목 부상으로 농구를 그만두고 길거리 내기 농구를 전전하던 중 코치의 눈에 띄어 부산중앙고 농구부에 합류, 부상에도 불구하고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로 활약하는 '규혁'을 연기했다.
2012년 실화의 주인공들을 뉴스로 직접 봤다는 정진운은 "말도 안 되는 노력으로 어린아이들이 이뤄낸 성과라 더 감동이 배가 되었다.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부산 중앙고 이야기는 너무 유명한 일화다. 제가 어린 시절 이 뉴스를 봤을 때는 경기를 뛴 게 6명이고 실제 선수는 더 많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작품을 위해 공부하면 할수록 전체 선수가 6명이고 경기를 뛴 건 5명, 결승전에서는 3명만 뛰었다는 걸 알고 나서 정말 놀라웠다. 이 사건을 모르시는 분들이 영화만 보시면 얼마나 클리셰 범벅이라 생각하시겠나."라며 실제 인물들의 대단한 성과를 칭찬했다.
정진운은 "이 이야기를 영화로 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인물은 '배규혁'이었다. 저도 발목이 아파서 4차례나 수술을 했었고 제가 농구할 때 포지션도 스몰 포워드다. 또 배규혁과 저의 키 차이는 1cm 정도여서 저 말고 누가 '배규혁'의 역할을 할 수 있겠나 싶었다."라며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가장 욕심냈었다는 말을 했다.
원래도 농구를 잘 하는 정진운이지만 시나리오를 받고 장항준 감독 미팅을 갈 때는 엄청나게 긴장을 했다고. 그래서 "규혁이는 이 친구가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준비를 해 갔다. 원래 감독님 미팅할 때 그렇게 많은 아이디어와 아이템을 꺼내지 않는데 이번에는 감독님이 부담스러워서 '그래그래 너로 할게'라고 하실 수 있게 하려고 엄청 열심히 준비했다."라며 외적으로나 심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정진운은 "배규혁으로 변신하기 위한 타임 테이블을 짜갔다. 실제 경기 영상을 보면 배규혁의 헤어스타일이 긴 편인데 그때까지 충분히 기를 수 있고, 태닝도 언제까지 해서 피부 톤을 맞추고 체격은 어떻게 변화하겠다고도 계획을 밝혔다. 심지어 아이템은 어떤 걸 준비하겠다는 등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까지 했었다. 감독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질문을 퍼부으며 질문 폭격을 쏟아부은 게 효과가 있었는지 결국 캐스팅되었다."라며 노력의 과정을 설명했다.
실제 캐릭터 구축을 위한 정진운의 노력은 캐스팅이 되기 위해 말만 하는데 그친 게 아니었다. 전국을 뒤져서 당시 '배규혁'이 신었던 운동화도 구했다는 그는 "그 신발을 신어야 당시 농구판에서는 인사로 인정받았다. 그래서 스타일리스트 팀에서 다른 신발을 가져왔을 때는 이걸로는 표현 못 하겠다 싶더라. 엄청나게 발품을 팔아서 결국 제가 산 건 '이걸 왜 사냐?'라고 할 정도로 거의 분리되다시피한 낡은 신발이었다. 신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수선을 맡겼고, 제가 직접 수선하는 곳에 찾아가 '꼭 이걸 신고 촬영해야 하니 잘 부탁드린다'라고 당부도 했었다."라며 당시에 배규혁 선수가 신던 신발을 구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했다.
어렵게 구한 신발이었고 겨우 수선은 했지만 그걸 신고 격한 농구 경기를 뛰다 보면 언제 떨어질지 촬영할 때마다 전전긍긍했었다는 그는 "한 경기의 촬영이 끝나면 조금씩 찢어져서 계속 붙이고 수선에 수선을 거듭하며 전국 대회 나가기 전까지의 촬영을 마쳤다. 그런데 나중에는 제작부에서 오래된 신발이라 미끄럽고 부상의 위험이 있다며 영화가 더 중요하니까 전국 대회 촬영을 앞두고는 100만 원이 넘는 리셀가에 신발을 구해줘서 새 신발을 신고 촬영을 했다. 그동안 쿠션도 없고 사이즈도 큰 걸 신고 뛰느라 정말 힘들었는데 새 신을 신고 뛰니 이 신발이 왜 당시에 유행했는지 알겠더라."라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정진운이 캐릭터를 위해 노력한 건 소품뿐만이 아니었다. 길거리 내기 농구를 했던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기계 태닝을 10번 이상했다는 그는 "휴차 때도 일부러 햇빛을 보며 태닝을 했다. 어딜 가면 왜 이렇게 까맣냐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라며 지금의 하얀 피부와 대조되는 초콜릿 빛깔의 피부 톤을 구현하려고 애썼음을 이야기했다.
또한 근육량 조절도 했다고 한다. "제가 원래 근육이 많은 체형인데, 고등학생이 이 정도 근육은 아닌 거 같아서 유산소 운동으로 근 손실을 오게 하며 운동했다. 피지컬 적으로도 많은 준비를 했다."라며 완벽하게 실존 인물을 그려내려 했다고 전했다.
영화를 위해 실제 배규혁과도 자주 연락하고 만났다는 정진운은 "서로 부산-서울에 갈 때마다 연락해서 보다 보니 이제는 떨어질 수 없게 되었다는 느낌이다. 캐릭터상 필요해서 안 만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정도 생기고 애착도 많이 생겼다. 캐릭터를 위해 배규혁의 어머니도 만나 뵀었는데, 이제는 영화를 위해서라기 보다 그 친구의 삶의 일부분을 연기한 거다 보니 그 친구의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을 잘 그려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실존 인물을 연기했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각별한 감정을 이야기했다.
2012년 전국 고교농구 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리바운드'는 4월 5일 개봉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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