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씨네] 각본 있는 드라마 '리바운드', 종료 직전 버저비터 쏜 장항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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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씨네] 각본 있는 드라마 '리바운드', 종료 직전 버저비터 쏜 장항준 감독

뉴스컬처 2023-03-29 15:25: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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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바운드'.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영화 '리바운드'. 사진=바른손이앤에이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농구 경기에서 리바운드는 '기회'다. 림을 맞고 튕겨 나온 공을 잡으면 재차 슛을 던질 수 있다. 모두가 불가능이라 말했지만, 그들은 사력을 다해 리바운드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부산중앙고 농구부가 해체 위기에 놓였다. 학교 측은 동문들의 반발을 우려해 '해체'라는 극단적인 선택 대신 '하는 척'이라도 하기로 결정한다. 농구부엔 선수도, 학교의 지원도 없다. 대신 구색을 갖추기 위해 공익근무요원 '양현'(안재홍)을 코치로 발탁한다.

양현은 과거 MVP까지 올랐던 농구선수 출신이다. '하는 척' 하라고 했지만 '농구'를 사랑한 그는 금세 피가 끓었다. 직접 농구부가 있는 중학교와 거리로 나섰고, 주목받던 천재 선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가드 기범(이신영),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규혁'(정진운), 점프력은 좋지만 축구를 더 좋아하는 센터 '순규'(김택),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 포워드 '강호'(정건주)등을 모아 부산 중앙고의 부활을 꿈꿨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전국대회. 첫 경기 상대는 고교 농구 최강 용산고다. 코치 경력 없는 양현과 팀워크는 1도 없는 중앙고에게 '승리'는 그저 꿈일 뿐이었다. 몰수패라는 치욕적인 결과로 '진짜' 해체 위기를 맞았다. 

양현은 자신의 선수 시절 영상을 본 후 각성한다. 불가능한 현실을 몸소 체험한 이들이 양현을 중심으로 다시 뭉칠 수 있을까.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담은 감동 실화다.

'범죄도시' 제작진이 부산중앙고가 일군 기적 같은 이야기에 매료돼 10여 년 동안 영화화를 준비했다. 스토리텔러 장항준 감독이 5년 전 연출 제의를 받았고, 아내이자 히트 메이커인 김은희 작가가 직접 각색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부부 시너지를 냈다. 여기에 '공작' '수리남' 등을 통해 필력을 입증한 권성휘 작가까지 가세했다. 중간에 '투자' 문제로 엎어져 세상에 못 나 올 뻔한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장항준 감독 또한 영화처럼 '리바운드'에 성공해 '기회'를 잡았다.

그래서일까 장항준 감독이 오랜 시간 고뇌하고 준비한 흔적이 역력하다. 장항준 감독은 진짜 스포츠가 주는 '각본 없는 드라마'를 보여주기보다 '각본 있는 드라마'로 소신 있게 연출했다. 그래서 '농구'를 소재로 했지만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장면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왜 그들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 위해 그렇게 죽을 힘을 다해 뛰었는지에 무게를 실어 전달했다. 

그렇다고 경기 장면이 허접스러운 것도 아니다. 긴 시간 동안 실제 선수들처럼 연습한 배우들의 열연, 실제 해설진과 심판 구성, 또한 "1초에 100프레임 넘게, 많게는 800프레임도 넘게 촬영했다"는 장항준 감독의 말처럼 고속촬영을 비롯해 다양한 촬영기법으로 리얼리티를 담았다.

다만 예선전부터 결승전까지 수많은 경기를 122분이라는 짧은 시간내에 담는 데는 분명 무리가 있었다. 장항준 감독이 소신껏 연출했지만 본래의 스포츠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과 박진감은 없다. 분명 치열한 경기가 있었을 텐데 치열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장항준 특유의 익살스러움은 배우 안재홍을 통해 '웃음'으로 승화됐고, 실존 인물들의 만화같은 스토리는 감동을 선사한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강백호와 서태웅처럼 라이벌 관계도 존재한다. 농구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박진감은 없지만, 영화적 재미와 감동은 충분하다.

특히 장항준 감독은 종료 직전 버저비터를 터트린다. 라스트 크래딧이 올라가기 전, 122분간 응축돼 있던 관객들의 감정이 폭발한다. 그리고 짙은 여운이 남는다.

오는 4월 5일 개봉.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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