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이렇게 수더분하고 사랑스러운데 왜 "무섭다"는 반응이 있다는 걸까. '일타 스캔들'에서 교육열이 남다른 선재엄마 장서진 역으로 열연한 장영남은 밝은 미소와 질문이 다 끝나기도 전에 먼저 답변에 나서는 열성적인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일타 스캔들'의 장서진도 꽤나 '강한' 캐릭터의 축에 속했다. 장영남은 "제가 여태까지 이슈가 된 캐릭터들은 '세다, 강하다, 무섭다'는 말을 들었다. '희재야 엄마랑 여행 갈래?'라고 하는 장면을 두고 어떤 댓글에서는 '너무 무섭다. 나 같으면 안 간다고 한다'라고 하더라. 그런 얘기가 있을 정도로 센 이미지가 강해서 사실은 최대한 많이 덜어내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장영남은 "강한게 많이 들어오는게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제가 예능을 잘 못 하는 이유가 나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들키는 게 창피한 것 같다. 뻔뻔하게 하지 못하고 부끄러워한다. 은근히 낯을 가려서 예능을 기피한다. 어쩌다 한 번 하면 '왜 이렇게 바보 같았지?' 고민한다. 그런데 오히려 연기를 통해서는 내가 아닌 사람처럼 보여지는게 더 속편할 때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평상시에 화가 난다고 다 표현 못하고 살지 않나. 연기가 정화 작용이라고 하는데, 때로는 정화 작용이 된다. 이 직업을 안 했으면 힘들게 살지 않았을까"라며 웃었다.
장영남의 필모그래피는 마를 날이 없다. 지난해부터 꼽기만 해도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늑대사냥', '영웅', '오후 네시', 드라마 '치얼업', '일타 스캔들', '성스러운 아이돌'까지, 한 손으로는 셀 수도 없다. '열일'을 두고 장영남은 "거절을 못해서 하는 것도 있다"고 했다.
그는 "같이 했던 사람이 하자고 하는데 못한다고 할 순 없지 않나. 의리가 있지. 그래서 하는 경우도 많다"며 "일 하는 게 정말 좋은 것 같다. 그러면서도 저한테 가장 붙는 '다작', '소모'라는 것이 큰 이슈이고 고민이긴 하다"고 솔직하게 꺼냈다. 장영남은 "어떻게든 극복하려고 한 게 끊임 없이 의심하고 변화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고민을 많이 했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더 보여드리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으니까. 보여준게 다는 아닌 것 같은데 왜 벌써 소모가 됐고, 벌써 다작 배우가 됐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40대 때 힘든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지점은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면서 극복해냈다. 장영남은 "그 전에는 '이렇게 해야된다'라고 하면 그 말을 따르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스스로 체크를 하기 시작했다. 캐릭터의 변화, 감정의 표현 같은 것에 있어서도 조금 더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예를 들어 화가 난 연기를 할 때도 예전 연기처럼 이렇게 한다고? 오히려 숨기려고 하지 않을까? 그런 게 진짜일까? 같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다작이라고 하지만 최근작들만 살펴 봐도 너무나 다양한 장르와 인물로 등장했다. 의도한 건 아니라는 장영남은 "회사와 회의를 할 때 흐름에 대한 논의는 있었다. 마음 속으로 생각한게 이루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사실은 캐릭터가 다 다르지 않나. 어떻게 캐릭터를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다른 지점을 찾아 나가는게 배우로서 영원한 숙제다. 조금이라도 해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있기 때문에 끊임 없이 다름을 찾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 연기 다변화 중 하나로 로맨스 연기는 어떨까. 장영남은 단번에 "시켜만 주시면 뭐든 못할까. 칼을 갈며 할 거다. (로맨스 연기에 대한) 큰 꿈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다양하게 주어지면 좋은 거니까"라며 웃음을 보였다.
대중에게 보여지는 직업으로서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언급이 꾸준히 나오는 편이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일타 스캔들'을 하면서 '스타일링이 좋았다, 예뻐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좋았다"며 이번에 특히 그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대학로에서 연기하던 시절 외모로 유명했던 일화가 나오고, 외모에 대한 반응이 대중 사이에서 매 작품마다 나오고 있다고 전하자 "가슴이 철렁한다. 창피하다"며 손사래를 쳐 웃음을 자아냈다.
내년이면 배우로서 벌써 30년 차라고. "이렇게 오래 할 줄 몰랐다"는 장영남은 "어릴 땐 몰랐고, 30대 때는 알았다. 왜냐하면 30대 때는 이게 너무 좋았다. 그냥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했고, 당연히 오래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연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예전에는 연기를 하면서 이루고 싶은 게 있었고, 그걸 이루지 못해 안달복달 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어떤 상, 다 필요없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우리 아들을 잘 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침착하고 차분하게 고민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가진 걸 계속 쓰는게 아니라 내가 몰랐던 새로운 것들을 끊임 없이 찾아내야 한다는 고민이 커지는 것 같다. 살아남아야 되니까"라며 발전적 태도를 보였다.
올해는 '일타 스캔들'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높은 시청률은 처음"이라고 한 장영남은 "정말 처음이다. 2023년의 복을 이걸로 받은 것 같을 정도로 기쁘다"고 했다. 그는 "다음 작품이 결정되면 충실하게 할 거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를 잘 키워야지. 엄마가 봐줘야할게 많더라. 아이에게 잘 신경 쓰면서 내 갈 길을 성실하게, 무리없이 잘 넘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배우로서, 엄마로서의 바람을 전했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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