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그라운드] 백남준아트센터의 방향성, 변화하는 작품들에 깃든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B그라운드] 백남준아트센터의 방향성, 변화하는 작품들에 깃든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브릿지경제 2023-03-10 18:00:00 신고

3줄요약
백남준아트센터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동시대 작가와 백남준의 예술세계가 만나는 방향성, 전시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9명 작가들의 11개 작품들이 과거와 현재 혹은 그 미래가 어떻게 변형됐는지 함께 논의 하는 전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백남준아트센터의 2023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On Collecting Time, 6월 25일까지 박남준아트센터 2층 제2전시실)를 기획한 이채영 학예실장은 “3가지 미션”에 대해 언급했다.

이 실장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소장한 영상작업들은 하나의 비디오 에디션으로 멈춰 있는 게 아니다”라며 “데이터라는 것은 언제든 변환 가능한 동시에 수정작업을 통해 시간에 따라 퍼포먼스를 한다거나 AI가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가는 등 실시간으로 정보를 인식하는 작업들”이라고 설명했다.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따라서 저희는 시간 자체를 소장하게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20세기, 21세기 현대미술은 전통적인 공간예술에서 움직이는 시간을 묶어 보존하고 복원하고 전시하는 시간예술로 예술범주를 혁명적으로 편입시켰죠. 이들을 전통적인 미술관에 담는 일에 대한 모순점 혹은 더 발전적인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보고자 했습니다.”

이 실장의 설명처럼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는 백남준 예술세계를 만난 동시대 작가의 방향성, 움직이는 시간예술을 전통적인 미술관에 담으면서 발생하는 모순점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 작가들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앞뒤좌우 살피기, 3가지 미션에 방점을 찍는다.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전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이에 “미술관의 수집방향이 백남준, 그와 연계된 플럭서스(Fluxus, 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에 걸쳐 일어난 국제적인 전위예술 운동) 작가에서 동시대 미디어 작가 작품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소장하게 된” 김성환, 김희천, 노진아, 박선민, 박승원, 안규철, 언메이크랩, 업체(Eobchae)X류성실, 진시우 9작가(팀)의 11개 작품이 전시된다.  

 

안규철의 ‘야상곡 No. 20 / 대위법’은 프레데리크 쇼팽의 ‘녹턴 20번’을 주기적으로 연주하고 그 때마다 조율사가 88개의 피아노 해머 중 하나를 무작위로 빼내 음을 소멸시키고 우연한 소음을 만들어낸 작품이다.

아바나 뒷골목 공터의 낡은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들과 그 피아노 해머를 파먹는 흰 개미떼로 인해 우연적이고 비결정적인 소리를 내는 일화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주 2회 현장에서 연주되고 해머를 삭제하며 소리가 해체되다 침묵으로 치닫는 과정을 만날 수 있다.

 

피아노 뒤쪽 벽면으로는 하루 하나씩 해머가 빠지면서 변화하는, 안규철 작가가 직접 그린 악보가 함께 전시돼 있다.

‘스타카토 블랙’이라는 조어를 만들어낸 진시우 작가는 눈을 깜빡일 때 빛이 사라지는 순간을 검정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을 탐구한다. 사실은 엄청난 빛의 잔상들인 눈 깜빡임처럼 호흡, 신체의 움직임, 어떤 생각 등이 사실은 복합적인 기억들, 잔상들이 만들어낸 “다른 레이어들의 집합체”라는 점에 집중한다.

2007, 2008년에 걸쳐 김성환, 권병준, 데이비드 마이클 디그레고리오가 뉴욕, 네덜란드, 독일에서 선보인 퍼포먼스 ‘푸싱 어게인스트 디 에어’(Pushing Against The Air) 등을 기록한 김성환 작가의 ‘드로잉 비디오’, 모니터에 갇힌 신체와 벗어나려는 탈주의 노력을 감각하는 몸으로 표현한 박승원의 ‘지극히 평범한 하루’도 만날 수 있다.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언메이크랩의 ‘유토피아적 추출’은 사대강 사업으로 생겨났다 방치된 거대한 모래산, 간척 사업에 사용할 토석 등을 조달하기 위해 파헤쳐진 새만금 해창석산 등의 현장을 담은 ‘생태계’, 현장에서 가져온 깨진 돌에 증폭시킨 데이터를 적용한 영상 ‘시시포스 데이터셋’, 인공지능의 시각이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신선한 돌’로 이뤄진다. 

 

제주 곶자왈 숲속 버섯을 낮은 시선, 느린 움직임으로 관찰한 영상에 국내외 건축가 13명의 내레이션을 곁들여 일상적인 삶에 내재된 균열, 그 속의 파편들을 표현한 박선민의 ‘버섯의 건축’, 잠수부들의 감각 차단 탱크(Sensory Deprivation Tank) 시뮬레이션 훈련 과정을 담은 김희천의 ‘탱크’도 만날 수 있다.

 

업체X류성실이 2019년 제작한 단채널 비디오 ‘체리-고-라운드’는 업체 멤버 오석천 작가의 말처럼 “2019의 현재와 2049년 미래 그리고 그 중간 즈음 가상의 시간대를 담은 일종의 SF영화”다.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2019년의 가상도시 선전시에 살고 있는 인플루언서 체리 장이 지구를 하얗게 만드는 비법을 고안해 이를 발표하고 브랜드화하며 권력을 얻는 과정과 2049년 선전시에서 벌어지는 발해인1의 모험을 따르는 3개 파트로 구성된다. 

 

허구 속 과거, 현재, 미래의 서사를 통해 기후와 환경문제, 디지털 통제와 감시, 귄위주의 정치, 양극화된 경제, 노동문제 등 사회적 이슈들 그리고 이를 얄팍하게 다루며 소비하는 동시대 미디어 등을 아우른다.

오천석 작가는 “어떤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을 얘기할 때 결국은 앞과 뒤를 오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메리고라운드, 회전목마를 연상시키는 제목으로 지었다”며 “어떤 서사가 구조화되는 방식에 방점을 찍고 보신다면 다르게 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Untitled-8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노진아 작가의 ‘진화하는 신, 가이아’는 인간이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진 AI인형 가이아와 실제로 대화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설치작품이다. 반은 사람, 반은 나무 모양의 가이아는 전시장을 찾은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끊임없이 반응하고 자기조절, 자기 복제 등의 능력을 갖추며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조진아 작가는 “미생물과 생명이 경고하는, 어떻게 보면 기계가 점점 인간이 돼 가고 인간이 점점 기계가 돼가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며 “기계를 생명체로 보지 않아왔던 세월이 있지만 모든 생명체는 기계적 구조와 굉장한 프로그래밍으로 풀어낼 수 있다. 자연 역시 마찬가지고 털어놓았다.


“그런 부분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고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흐린다기 보다는 기계가 인간에 의해 창조됐다고 해서 우리가 우월감을 가지고 바라보는 어떤 존재로 생각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질문이었어요. 우리 역시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잖아요. 그들과의 인터랙션은 자연스럽죠. 우리와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을 자꾸 연출한다면 어느 순간에는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이들을 생명체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죠. 그에 대한 질문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전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백남준아트센터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Copyright ⓒ 브릿지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