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인터뷰] 김주환 감독 "멍뭉이도, 인간 멍뭉이도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길"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K-인터뷰] 김주환 감독 "멍뭉이도, 인간 멍뭉이도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길"

한류타임스 2023-03-06 15:21:16 신고

3줄요약

“영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

영화에 발을 담근 이들이 잊을만 하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감히 이 물음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영화인이 몇이나 될까? 하여 어느 정도 타협한, 하지만 정말 바라마지 않는 답으로 대신한다. “우리 영화로 인해 누군가는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삶에 작은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한다. 김주환 감독도 그랬다. 그런 그가 이번에 영화 ‘멍뭉이’를 통해 던지는 화두는 반려견이다.

대단한 메시지를 품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시선을 담았다. 작게는 반려견 입양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생각들부터 크게는 동물 학대, 나아가 유기견 보호소의 현실과 비극적인 에피소드들을 다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전체는 따뜻한 힐링물을 지향하고 있다. 더불어 ‘청년 경찰’부터 자신의 장기였던 짝패 브로맨스의 재미까지 첨부했다. 덕분에 누구라도 귀여운 멍뭉이와 함께 쉽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됐다.

한류타임스와 김주환 감독이 지난 2월 17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의 시작이 됐던 자신이 키웠던 반려견 이야기부터 영화 감독에게는 가장 어렵다는 동물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소감까지, 즐겁게 나누었던 담소를 이 자리에 펼쳐본다.


드디어 영화가 나왔다. 소감부터 들어보자.
부끄럽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니 2년 전에 ‘멍뭉이’를 만들 때, 그때의 잔상들이 올라왔다. 강아지들도 생각나고, 부모님도 떠올랐다. 신기한 것 같다. 연석 씨가 강아지의 빈자리를 바라보는 장면에선 제 아이 생각도 났다. 정말 강아지들에겐 이상한 마력 같은 게 존재하는 것 같다.

힐링 영화인데 유기견에 대한 현실도 볼 수 있고, 파양이라는 민감한 소재도 등장한다.
현재 우리나라 반려인이 1,500만 명이다. 영화 속 민수의 고민을 두고 “나는 죽어도 내 반려견을 안 보낼 것”이라고 말한다면, 맞는 말씀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파양은 일어나고 있다.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에 입양을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고, 반려생활에 대한 환상 속에서 입양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 영화를 만든 이유는 강아지를 대하는 마음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파양을 고민하는 어쩔 수 없는 사연들이 있다. ‘그분들이 우리 영화를 보고 반려견,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

그 뜻에 배우들도 동참했다.
강아지를 사랑해서 시작한 작품이다. 동물과 촬영이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시작해줬다. 게런티를 깎아가면서도 촬영해줬다. 유연석 씨는 촬영이 끝나고 가장 먼저 유기견을 입양해서 함께하고 있다. 특별출연 해준 김유정 씨도 그랬다. 유정 씨 역시 유기견의 반려인이다.

김유정 씨의 등장은 놀라웠다. 영화의 키가 되는 메시지까지 쥐고 있었다.
맞다. 유정 씨의 역할이 중요했다. 시선을 사로잡을 스타성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유기견을 입양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그 자리에 맞다고 생각했다. 우리 영화가 제작 과정에서 지연된 적 있다. 유정 씨는 첫 단계서부터 “출연하겠다”고 했고, 다시 제작됐을 때도 동참해줬다.

참 고마운 일이다.
너무나도 감사했다. “예산 문제로 지연이 됐다”고 했을 때 “(이 작품) 또 하실 거죠? 그때도 불러주세요”라고 말해줬었다. 사실 유정 씨가 연기한 ‘아민’ 캐릭터가 어려운 역할이다. 파킨슨 병도 표현해야 했고, 캐릭터에 담긴 서사도 없었다. 정말 혼란투성이 같은 캐릭터였다. 하지만 프로는 프로다. 정말 빠르게 감을 잡고 표현해 줬다.


동물과 촬영이니 여러 배려가 있었을 현장이다.
강아지들이 온도에 약하다. 그래서 카니발 한 대는 무조건 냉탕으로 만들어 놨다. 특히 우리가 여름을 끼고 찍었다. 땡볕에 강아지들을 내놓으면 안 됐다. 강아지들도 그런 장소엔 다가가지 않는다. 또한 영화 속에 ‘공주’라는 강아지가 학대를 당하는 신이 있다. 영화 전체적인 흐름상 필수적으로 필요한 장면이었고, 그것이 현실의 반영이었다. 

연기지만 강아지는 그걸 모를 테니까.
정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리얼리즘을 추구하다가 오히려 강아지를 괴롭히게 되는 자기 모순적 상황에 빠질 수 있었다. 일단 목줄의 쇠사슬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서 무게를 가볍게 했다. 자물쇠 역시 연석 씨가 손으로 들고 있었고, 카메라 각도를 움직여 촬영했다. 집을 두들기는 것 역시 직접 때리는 게 아니라 사운드를 따로 입혔다. 

강아지들의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일단 센터는 루니였다. 7~8세의 수컷이었고, 40kg, 뷰티 계통에서 1등을 차지했던 강아지였다. 루니를 중심으로 다른 강아지들의 구상을 했다. 일단 가장 마주하는 신이 많은 레이의 성별을 신경 썼다. 루니가 혈통이 좋은 강아지여서 중성화를 안 했기 때문이다. 퍼그의 경우는 콕 찍어서 구체적으로 캐스팅 요청을 했다. 강아지마다 의미를 두고 싶었다. 반려견들도 유행을 탄다. 시기마다 많이 키우는 견종이 있고, 유행이 끝나면 그 견종이 대량으로 유기된다. 퍼그는 그런 유행 풍조를 꼬집었다. 공주의 경우 진짜 믹스 유기견이었다.

루니와 레이는 자신의 반려견 이름에서 따왔다고 들었다.
영화 속 친구들처럼 대형견은 아니었다. (스마트폰 속에서 사진을 찾아 보여주며) 요크셔테리어였다. 1.5kg도 안 됐던 아이들이고, 자매였다. 2005년부터 키웠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 이야기가 제 사연이라고 묻기도 하는데, 그건 아니다.


민수도 진국도 참 착한 사람들이다. 그래서일까? 크레딧에 올라가는 ‘인간 멍뭉이’에게 라는 문구가 와닿았다.
세상을 멍뭉이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에겐 바보처럼 보일 수도 있다. 진국은 드립 커피에 대한 신념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를 팔지 않다가 카페를 접었다. 인간 멍뭉이들도 위기에 처해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들도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상적이고 희망적인 주인공들이 현실과 달라보일 수 있다. ‘청년경찰’ 때도 그랬다. 현실과 다른 경찰들이었다. 영화가 세상을 바꿀 거라고 생각 안 한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현실이 조금은 나아졌으면 좋겠다.

차태현-유연석, 인간 멍뭉이에 이보다 좋은 조합은 없었다. 누가 봐도 멍뭉이상이다.
차태현 선배님은 현장 중심에서 분위기를 이끌어 주셨다. 정말 가장 큰 우군이었다. 차태현 선배님의 연기 유니버스가 워낙 넓다. 그분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었다. 늘 신중하게 연기해 주셨다. ‘사자’를 찍으면서 안성기 선배님에게 느꼈던 제 부족함,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는 마음이 차태현 선배님을 보면서 다시 느꼈다.

연석 씨는 연기를 섬세하게 한다. 정말 너무 열심히 준비해 온다. 동물과 촬영도 그랬다. 루니가 꼬리를 흔드는 건 감독이 만들 수도 없다. 사전에 강아지와 교감을 많이 해줬다. 훈련장 가서 루니랑 많이 놀면서 연대감을 만들어 왔다.

연석 씨의 첫 촬영이 엄마의 사망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신이었다. 그 신을 먼저 찍자고 했을 때 고민이 많았을 거다. 난이도가 높은 신이었다. 동물을 움직일 때 연출의 기본은 카메라 뒤에서 누군가 불러주는 거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는 신이었다. 그런데 연석 씨가 울기 시작하니까 루니가 연석 씨에게 다가갔다. 아마 연석 씨에게서 나는 냄새가 진짜 슬픔이었기에 그렇게 행동했다고 생각한다.

‘청년 경찰’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브로맨스다. 남성 짝패 전문 감독을 노리는 걸까?
강아지를 오래 키워 온 현실적인 반려 인구를 대변한 게 민수다. 순진하지만 순수하다. 그래서 강아지와 약속도 지켜야 하는 사람이다. 진국은 가끔 허세도 있지만 가족과 약속은 지켜야 하는 사람이다. 그런 좋은 사람 두 명으로 영화를 끌고 갔다. 그래야 관객을 안을 수 있었다. 버디극을 연출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같이 있을 때 얼마나 따뜻한가’이다. 그것이 버디 드라마다. 만약 개개인이 빛난다면 캐릭터 극이 된다. 두 사람의 장기가 잘 드러났고, 덕분에 좋은 브로맨스가 나온 것 같다.

차기작도 이야기해보자. 글로벌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사냥개들’은 넷플릭스 작품이다. 넷플릭스 작품이라 (정보 노출에)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할 지 모르겠다. ‘요괴전’은 글로벌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8부작 OTT 시리즈다. 한국의 요괴와 서양의 요괴가 싸우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전 그저 글을 쓰고 연출하는 게 재미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멍뭉이’처럼 작은 영화를 찍으면서도 배우는 게 있고, OTT에 데뷔하면서도 배우는 것 같다. 50살이 되기 전까지 내 자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런 의미에서 뮤직비디오도 찍어보고 싶다.

사진=키다리이엔티

 

권구현 기자 kkh9@hanryutimes.com

Copyright ⓒ 한류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